윤 대통령, 인사 물갈이 폭·시점 ‘묘수 찾기’ 돌입
남미 순방 마치고 귀국 … 인사검증 내용 보고받을 듯
여당 인사들, 장관 하마평 올라 … 시점은 여전히 논란
중남미 순방 일정을 소화하며 ‘외교의 시간’을 보낸 윤석열 대통령이 본격적인 인적 쇄신 작업에 들어간다.
21일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전 6시경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귀국 후 그간 진행된 인사 검증 결과 및 각종 인선 추천안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10명 안팎의 중폭 개각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지만 대통령실 내에선 개각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총리 및 취임 2년이 넘은 ‘장수’ 장관을 교체하는 정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내각을 대상으로 원점으로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지율 10%대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긴 했지만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후반기 국정 동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정치권에선 여권 중진급 인사들 중심으로 하마평이 돌고 있다. 총리 후보군으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권영세 의원, 추경호 원내대표, 관료 출신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정현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대표적인 장수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정부 장관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장관 후임으로는 윤재옥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된다. 두 의원 모두 행정안전부 소속 외청인 경찰 출신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국회 입성 후 행정안전위원회 활동을 오랜 기간 하는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정현 전 의원도 윤석열정부 들어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경력을 쌓았다는 점 등에서 장관 후보군으로 동시에 거론된다.
보건복지부 장관 하마평에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과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이름이 나온다. 방 실장은 기획재정부 출신, 노 회장은 복지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양 부처 간 물밑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 조규홍 장관은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임으로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거론된다. 다만 야당에서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조 장관과 함께 장 수석의 책임을 높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야당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 내부 인사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9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도 이참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전주혜 전 의원, 신영숙 여가부 차관이 물망에 올라 있다.
트럼프 2기를 대비한 경제팀과 외교안보라인 쇄신 필요성도 거론된다.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장관으로 발탁한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경제 관련 장관에도 혁신적인 기업 인사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동안에도 기업인 출신 장관 카드가 검토되다가 백지신탁제 등의 현실적 문제로 좌절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쉽지는 않으리라는 예상도 동시에 나온다.
대통령실 인사쇄신 관련해선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 교체는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비서실장 교체 가능성은 살아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현 정진석 비서실장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다는 점에서 현재까지는 유임 가능성이 여전히 높게 점쳐진다. 교체시에는 총리 물망에 오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름이 오르내린다.
개각 시점은 예산안 이후로 못박은 가운데 늦어지면 연말연초까지 늘어질 수 있다.
다만 국정쇄신의 동력 확보를 위한 인사쇄신이라는 점에서 인사 시기를 되도록 빨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경제팀 및 외교안보팀의 경우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및 미국 내각 인선을 지켜본 후 연동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