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수’ 외친 민주…방안 놓고 고심
선거비 반환 가능성에 변호인단 검토
여당 “혈세로 개인 재판 변호 안 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대응에 당력을 집중할 모양새다. 선거법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자 대선 선거비용(434억원)을 반납할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 대표 개인차원에서 대응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원을 오가며 4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의혹과 관련한 기소가 추가되면서 ‘재판 연금상태’라는 탄식이 나왔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변호인단 구성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재판 대응비용을 당이 대납하는 것이라는 논란을 우려하기도 한다.
민주당은 20일 이재명 대표 대장동 사건 재판 변호인을 지낸 이건태(경기 부천시병) 의원을 법률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변인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까지 지낸 법조인 출신으로, 풍부한 법조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당과 이 대표에 대한 정치검찰의 무도한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대변인의 경륜이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법률 대변인 인선은 민주당이 이 대표 관련 선거법 1심 재판 이후 “당 차원의 적극 대응”을 강조한 후 법률지원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인선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은 그간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 등을 ‘검찰독재 정권의 야당 지도자 탄압’으로 규정하면서도 변호사 선임 등 실무적 문제는 이 대표 개인의 몫으로 돌렸었다. 그러나 대선 선거비 보전비용을 반납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당의 적극적인 개입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대표 변호인단 강화와 더불어 검찰에 대한 강력한 견제권, 장외 여론전 등도 이재명 대표 사수전략의 일환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에서 법인카드 유용의혹에 대한 추가기소를 지목하며 “정치 검찰이 막가파식 정치 보복으로 법치를 훼손하고 사법 정의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무혐의 종결 처분한 사건으로, 검찰의 기소가 정치 보복이라는 사실이 너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의혹과 관련한 불기소 처분을 이유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2부장의 탄핵 방침을 세우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수용과 더불어 야당 대표에 대한 보복성 탄압이라는 장외 여론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이틀 앞둔 23일 4차 장외집회를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이재명 대표도 검찰의 추가기소를 비판하며 “증거는 없지만 기소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 투자자와의 간담회 후 “일선 부서에서 사용한 법인카드(내역)나 예산 집행을 도지사가 알았을 것이고, 그러니 기소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며 “증거가 없는 것은 은닉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룰라(브라질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브라질 검찰의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당 차원의 변호인단 지원을 놓고 혈세를 동원한 개인 재판 변호라고 비판하고, 20일에는 이재명 대표 재판 상황 등을 감시하는 차원에서 ‘재판 지연 방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한동훈 대표는 페이스북에 “1심 재판을 이 대표 측이 어떻게 2년 2개월이나 지연시켰는지 그 수법에 대해 분석, 공개하고 2심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모니터링해서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고 재판부 등에 법률적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썼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의 TV 생중계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