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출신이라 문화재단에 관심없나”

2024-11-22 10:45:24 게재

경북도의회, 대표이사 부적절 태도 질타

재감사에도 개선없어 부실답변 감사의뢰

경북도 산하기관인 문화재단이 경북도의회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최근 경북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 대표이사가 부실하게 대응해 감사 중단에 이어 재감사까지 받았으나 개선되지 않아 장관출신 문화재단 대표에 대한 자질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재단 대표는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다.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장 이동업)는 지난 20일 경상북도 문화재단에 대한 2024년도 행정사무감사를 다시 실시했다. 이 위원회는 지난 7일 실시된 감사에서 부실한 답변과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재감사를 결정했다. 지방의회의 산하 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중단되거나 재감사가 실시된 것은 이례적이고 보기드문 초유의 사태다.

문화환경위 위원들은 재감사에서 지난 7일 지적된 문화재단 조직운영 비효율성과 저조한 사업성과, 불투명한 예산집행과 수의계약 등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춘우 의원(영천)은 “문화재단이 조직 간 인사 예산 감사 회계가 일원화되지 않아 전체 현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수의계약이 코로나19 한시적 특례를 이용해 타 지역업체 일감 몰아주기에 악용됐다”고 질타했다.

박규탁 도의원(비례)은 “경북문화재단과 콘텐츠진흥원 통합 이후 1년이 지났는데도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효과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경민 부위원장(비례)은 “콘텐츠진흥원의 우수한 콘텐츠 제작 실적에도 홍보 부족으로 그 성과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의 무관심으로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동업 위원장(포항)은 “비상근으로 근무하는 재단 대표가 일원화되지 않은 조직을 총괄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대표의 출근기록부 부재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답변이 부실한 부분에 대해서는 집행부에 감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대표의 자질론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행감에서는 “농식품부 장관 출신이 대표로 왔는데 22개 시군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기본소양도 갖추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재단업무에 관심이 없다. 청렴도가 3등급에서 5등급으로 떨어져 우려스럽다”“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재수 재단 대표는 이에 대해 제대로 답변도 하지 못했고, 대부분 직원들이 해명에 나섰다.

이에 박규탁 도의원이 “대표의 태도로 봐서 질의 답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감사중단을 제안했고 이동원 위원장은 감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대표가 재단 역할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없고 책임감도 결여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재감사를 결정했다.

경북문화재단은 2019년 설립된 경북도 산하 공공기관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3월 박근혜 정부 농식품부 장관을 지낸 김재수 전 장관을 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주 3일 출근하는 비상근 대표이사인데도 기본 연봉은 8700만원이다. 여기에 경영평가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되고 출근 시 차량도 지원된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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