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주총에 국민연금 ‘중립’

2024-11-27 13:00:03 게재

우호지분 확보 경쟁 가열할듯

국민연금이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결의 사항에 대해 중립 입장을 냈다. 갈등이 지속되는 창업주 가족들 사이의 우호지분 확보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오후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안건인 정관상 이사 수를 ‘11명 이내’로 1명 확대하는 정관 변경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의 건, 사내이사 임주현 선임의 건에 대해 ‘중립’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의결권을 나머지 주주들의 찬반비율에 맞춰 나누어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다른 주주들이 주총 안건에 대해 찬성 60%대 반대 40%로 나뉘면 국민연금도 의결권 중 60%를 찬성, 40%를 반대에 투표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5.89%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중립을 선언함에 따라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의 ‘3자 연합’과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 중에서 더 많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회 개편을 추진해온 3자 연합이 우호 지분 33.78%로 개편에 반대하는 형제 측의 25.62%를 앞서고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3자 연합 손을 들어준 가현문화재단(5.02%)과 임성기재단(3.07%)이 계속 우군 역할을 할 경우 3자 연합의 우호지분은 41.87%에 달한다. 여기에 일부 친인척과 소액주주들이 3자 연합을 지지하면 우호지분이 절반을 넘어선다. 그렇게 되면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 일반결의 안건인 3자연합 측 이사 추가 선임은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출석 주주 2/3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 특별결의안인 이사회 정원 확대안은 통과될 지 미지수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국내 기관인 서스틴베스트 등은 한미사이언스 정관변경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상태다.

특별결의 안건이 부결되면 이사회 정원이 10명으로 유지되고 선임 가능한 이사가 공석 상태인 1명으로 제한된다. 현재 6(형제 측)대 4(3자 연합)인 이사회 구도가 5대 5로 같아지고 이사회의 주요 경영 사항 결정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다음 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도 표 대결을 벌여야 해 현재 고소·고발 등으로 치달은 공방이 더 격화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다.

내달 주총에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와 신 회장의 비상무이사 해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 때 10.02%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이번처럼 중립 입장을 낼 지 주목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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