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이틀째 큰 눈…경기도서 2명 사망
53중 추돌사고, 항공기 780편 결항·지연
중대본 2단계 발령…경기도 3단계 대응
27일부터 내린 대설로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도에서는 2명이 숨지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강원도에서는 53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11월 기록적인 폭설로 서울에서는 이틀 연속 출퇴근 대란을 겪었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27일부터 내린 폭설로 수도권과 강원도 등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수도권 피해가 극심했다. 역대 최대 11월 폭설에 서울 시민 출퇴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서울엔 기상관측 이래 11월 기준 최대인 18.0㎝ 눈이 쌓였고 28일 밤까지 폭설이 계속되면서 적설량이 최대 40㎝를 넘어서는 지역도 나왔다.
밤새 내린 폭설로 28일 오전 출근길 수인분당선·국철1호선 일부 전동차가 지연됐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출근시간대 수도권 전철을 10회 추가 운행해 출근대란에 대응했다.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 시간은 평소보다 30분 연장했다. 이 밖에도 이번 폭설로 서울에서만 크고 작은 사고 61건이 생겼다. 가로수 48개가 넘어졌고 교통사고는 10건 발생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이 눈이 내린 관악구는 누적 적설량이 40.2㎝(28일 오전 7시 기준)에 달했다. 성북구가 다음으로 많은 27.1㎝를 기록했고 종로구 송월동엔 26.4㎝가 쌓였다.
경기도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7일 오전 경기 양평군에서 80대 남성이 천막형 차고지 지붕 눈을 치우다 지붕이 붕괴되면서 잔해에 깔려 숨졌다. 이날 오후 7시 26분쯤에는 경기 평택시 도일동 한 골프연습장에서 상부 철제 그물이 무너져 눈을 치우던 직원 1명이 숨졌다.
경기도는 피해가 커지자 27일 오후 10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대응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대설 대처와 관련한 비상 3단계 가동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비상 3단계는 근무 인원이 비상 2단계 25명에서 32명으로 확대되며 31개 시·군에서도 1376명이 상황 대응에 나선다. 특히 도는 이날 폭설 피해가 우려되는 비닐하우스 등 취약시설물 거주민에게 긴급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도내 거주용 비닐하우스는 2700여동에 이르며 5500여명이 거주 중이다. 도는 긴급대피로 인한 숙박비 등 비용을 전액 부담할 방침이다.
인천에서도 28일 오전 6시 기준 차량 미끄러짐 사고가 11건 발생했다. 가로수 67개가 넘어졌고, 전선 등 구조물 낙하 사고가 20건 발생했다.
강원 원주시에서는 호저면 만종사거리~심평사거리 방면 국도에서 5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1명이 다쳐 병원에 후송됐다. 경찰은 노면결빙 현상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전북 등에서는 폭설과 강풍이 겹치면서 눈 피해와 함께 강풍 피해도 발생했다.
이번 폭설로 하늘길과 바다길도 묶였다. 김포·제주 등 국내공항에서는 27일 하루동안 107편이 결항했다. 출발편 지연은 국내선 227편, 국제선 60편 등 모두 287편이다. 이 같은 결항·지연 사태는 28일 오전까지도 이어졌다. 오전 8시 기준 30편이 결항하고 11편이 지연 출발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27일 151편이 결항하고 175편이 지연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28일에도 오전 6시 기준 국제선 111편이 결항했다. 지연은 31편이다.
여객선도 포항~울릉, 인천~백령 노선 등 76개 항로 99척이 운행하지 못했다. 경기 양평·오산 등에서 모두 61건의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28일 오전 6시 현재 46건이 복구되고, 15건은 복구가 진행 중이다. 지리산 50개 구간을 포함해 전국 13개 국립공원 328개 탐방로 출입이 통제됐다.
한편 전국에 대설경보가 확대되면서 정부는 27일 오후 2시를 기해 중대본을 2단계로 격상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일부 지자체는 좀 더 강화된 조치를 취했다.
김신일·이제형·곽태영·이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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