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통과 앞두고 세수 재추계 요구 커져

2024-12-02 13:00:32 게재

내년 수출·내수 비상 … 성장률 1%대 예고

법인세 등 축소 우려, 세수 부족 현실화되나

‘2025년 예산안’ 편성에 활용한 내년 경제지표들이 대거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에도 대규모 세수감소가 우려된다. 정부는 올 7월초에 법인들의 이익이 확대되고 수출과 내수도 개선된다는 전제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지만 한국은행, 골드만삭스 등이 1%대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다. 윤석열정부들어 3년 연속 대규모 세수 부족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윤석열정부에서는 집권 첫해인 지난 2023년에 56조4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29조6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대규모 세수부족이 발생하면 주요 사업 불용 등 정부지출이 축소돼 경기악화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내년도 국세수입 예산안 추계의 전제가 되는 실질성장률, 소비자물가상승률, 환율 등 주요 거시경제변수의 변동요인을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2025년도 예산안 편성의 전제로 사용한 경제성장률 등의 전망치는 올 7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된 것이므로 이후 국내외 주요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보고한 이후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의 내년 성장률 등 경제지표 전망치가 하향조정됐다. 주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1.8%로 낮춰잡았고 경제성장률을 집계, 발표하는 한국은행이 1.9%로 내렸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도 2.2%로 기존 전망치보다 0.2%p 하향조정했다. 정부 예상치보다 0.4%p나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트럼프 리스크로 0.2%p,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갈등 등 글로벌 위험 확대로 0.1%p 추가하락 가능성도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차관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수출 약화가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졌고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으로 우리나라 수출 등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 투자 등 내수지표도 정부 예상치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취업자수 증가규모 역시 정부는 내년에 17만명 수준으로 봤으나 한국은행은 13만명으로 전망했다. 취업시장이 크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각각 23만명, 17만명의 취업자 증가를 예상했다.

성장률 등 경제지표 하락은 내년 세수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세수 재추계 이후에도 내년 세수 예상 규모를 수정하지 않아 내년 국세수입 예상규모가 올해 추계치보다 44조7000억원 늘어나게 됐다. 증가율만 13.2%다. 이는 2021년(20.5%)과 2022년(15.1%)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세목별로 보면 정부는 내년 법인세가 올해보다 25조3000억원인 40.0%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소득세는 10조6000억원(9.0%), 부가가치세는 4조3000억원(5.2%) 더 많이 걷힐 것으로 봤고 양도소득세(4조원, 24.2%), 교통 에너지 환경세(3조9000억원, 35.0%), 종합소득세(3조5000억원, 18.8%), 근로소득세(3조원, 4.9%) 역시 세수 증가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명목 성장률 하락, 기업들의 실적 축소, 내수와 투자 위축 등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수 증가율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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