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수결손액 최소 35조원, 정부 예측치보다 5조원 초과”
민주당 기재위원들, 국세수입 실적치 분석해 전망
“나라 곳간 무너져 … 추가 세수결손 대책 마련해야”
올해 세수 결손액이 3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정부가 예상했던 규모를 5조원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올해 예산 집행 축소뿐만 아니라 내년 세수결손액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 추가 세수결손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국세수입액을 근거로 계산해보면 올해 최소 세수결손액이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라곳간이 무너졌다. 정부가 지난 9월에 재추계했을 당시 민주당에서 우려했던 게 현실화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주 10월 국세수입이 전년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10월 누계치로 보면 전년대비 11조7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3개월 연속 국세수입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오 의원은 지난 9월에 이뤄진 정부의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가 장밋빛 기대를 기반으로 추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국세수입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오 의원은 “정부가 재추계할 때 올해 국세수입 예상치를 전년대비 6조4000억원 줄어든 337조7000억원으로 조정하면서 예산안 대비 29조6000억원의 세수결손을 예측했다”며 “당시에는 7월 국세수입 확정치만 발표됐고 7월 누계 국세수입은 전년대비 8조8000억원 감소한 상황이었다.
결국 정부는 8~12월까지 5개월동안 국세수입이 전년대비 2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8~10월까지 석 달간 국세수입은 오히려 전년대비 2조9000억원이 줄었다.
그는 “통상적으로 11~12월 국세수입은 연간 국세수입의 약 10% 수준이기 때문에 남은 2개월 동안 국세수입의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만약 11~12월 국세수입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세수가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올해 국세수입은 332조4000억원을 기록해 34조9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하게 된다”고 했다.
올해 세수결손 규모가 정부 재추계치인 29조6000억원보다 5조3000억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오 의원은 “올해 세수결손이 커지면 내년 예산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재추계를 해서 내년 예산안도 수정해 반영해야 한다”며 “11~12월 국세수입이 전년대비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정부는 그와 반대되는 상황까지도 가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올해 성장률은 ‘상고하저’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도 이미 약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성장률을 1.6%로, 상반기 성장률(2.8%)에 비해 1.2%p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예산 대비 진도율은 79.9%였다. 올해 예산안에서 예상한 국세 수입(367조3000억원)의 80%가량을 걷었다는 의미다. 역대 최대 세수결손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기준 진도율(76.2%)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11~12월 세수 실적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월 부가세 신고를 보니 11~12월에 부가세 수입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윤석열정부에서는 낙관적 세수전망으로 대규모 세수결손이 이어졌다. 집권 첫해인 2023년에는 56조4000억원의 세수부족을 맞은 데 이어 올해는 29조원대 결손이 예상됐다. 게다가 민주당 전망대로 세수결손 규모가 확대된다면 집권 2년 만에 100조원 가까운 세수결손을 기록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 의원은 “윤석열정부 이전의 가장 큰 세수결손 규모는 2013년 14조5000억원이었다”며 “정부는 9월 재추계 대비 5조원 이상의 추가 세수결손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 대책을 하루속히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