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표결 무산 위기에 전국 곳곳서 민심 들끓어
상경 못한 시민들 전국 동시다발 집회
집회장소마다 SNS 선결제 인증 잇따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여도의 집중투쟁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이 모여 탄핵 요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에서는 8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5.18민주화운동 항쟁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시민 총궐기대회를 열고 탄핵 가결과 함께 윤 대통령 구속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는 추운 날씨에도 시민 1000여명이 참석해 헌정 질서를 유린한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긴급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를 비판했다. 비상행동은 “윤석열이 임기와 국정 운영에 대해 ‘당과 정부가 함께 해나가겠다’고 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민은 더 이상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생각도, 내란수괴를 방관하는 국민의힘에 수습을 맡길 생각도 없다”고 주장했다. 5.18기념재단과 유족회 등도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의 담화는 국민을 또다시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보수텃밭 대구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주최 규탄집회가 이날 오후 5시부터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렸다. 윤석열 탄핵·하야·체포 등을 요구하는 대구시국회의에는 전날과 달리 20~30대 젊은층 시민들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당시 가장 많이 모였던 3000여명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대구 중심가 동성로 CGV대구한일에세 옛 대구백화점까지 300m 구간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찬 경우는 과거 시국집회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대구 신문기사를 편집해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나왔다는 40대 주부 박 모(대구 수성구)씨는 “윤석열의 계엄선포와 이후 행적, 사과발표를 보고 울분을 참지 못해 나왔다”며 “윤석열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일개 국민일 뿐”이라고 말했다.
부산 서면에서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오후 5시부터 부산시민대회가 열리는 중이다. 집회 1시간 전부터 서면 쥬디스태화네거리 인근 200m 길이의 도로들은 시민들이 빽빽이 모이며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문화공연 행사와 시민자유발언 위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시민들은 “내란 범죄자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대전에서도 오후 3시부터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대전지역 시민단체 주최로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서울 국회 앞 투쟁에 집중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주최측 추산 시민 3000여명이 몰려들었다. 대전에 남아 이날 집회를 담당한 설재균 대전참여연대 간사는 “그동안 평일에 나오지 못한 시민들이 주말을 이용해 나온 것 같다”며 “특히 청소년들의 참가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제주는 시청 앞에서, 전북 전주의 풍남문광장에서, 경남 진주의 차없는거리 등에서 서울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모여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를 열었다. 경북에서는 안동 경주 영천 등 지역별 집회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전국 집회에서는 참가자들과 주변 상인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선결제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한 누리꾼이 SNS를 통해 “오늘 광주 5.18민주광장 집회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해 5분 거리 ○○김밥에 일반 김밥 100줄 선결제 했습니다”고 썼다. 대구에서도 한 누리꾼이 “○○○커피 동성로 2호점,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50잔 선결제 해두었으니 오후 3시부터 ‘전원우’ 이름 대시고 찾아가서 드시면 됩니다. 대구 시위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함께입니다”라고 썼고, 또 다른 누리꾼은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대구 시위 지원을 위해 ○○○○에 쿠키 40개 선결제 해놓았습니다. ‘하니’라고 이름 대고 쿠키 한 개씩 받아가세요”라고 썼다. ‘전원우’는 그룹 세븐틴의 멤버, ‘하니’는 같은 그룹의 멤버 정한의 애칭이다. 부산에서도 한 누리꾼이 “부산 서면 집회에 참여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약소하지만 샌드위치와 팩주스 세트 50개 선결제 해 두었습니다. ‘지오디’라고 말씀하고 받아가시면 됩니다”라고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