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역사 평가 두렵지 않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투표 불참 의원 비판
“정파의 문제 아닌 역사와 민주주의 문제”
국민의힘 의총, 투표 방해 논란 제기
국민의힘 "허위 사실, 책임 물을 것"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역사의 평가가 두렵지 않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우 의장은 7일 본회의장에서 “얼마 전 비상계엄 사태를 보며 세계가 놀랐다. 이는 정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국민이, 세계가 어떻게 보겠나. 역사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결국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하지 않자 입장 표명을 한 것이다.
우 의장은 이어 “투표를 하셔야 한다”며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우 의장은 “(비상계엄을) 수습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허약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모습을 보이면서 세계의 평가가 훼손된다면 그것을 책임질 수 있겠나”라며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여러분께 호소한다. 투표에 동참하라.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이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고 국민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낸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은 일”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국민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낸 민주주의”라며 “이건 어느 정파의 성공이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낸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에 누구도 이것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투표를 거부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하는 건 안 된다”며 “각자 자유의사에 따라 투표할 분들은 투표하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애국자로서,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다. 꼭 돌아와서 투표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본회의장 퇴장 후 의원총회를 통해 사실상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차단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총을 통해 의원들의 투표행위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제148조의3(회의장 출입의 방해 금지) 누구든지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하여 본회의장이나 위원회 회의장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사전 약속받거나 그런 과정 거쳐서 오늘 표결 참석하기로 사적으로 약속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금 회의장에 못 오고 있다”며 “지금은 연락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분들이 지금 의원총회 빌미로 그 내부 공간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의총서 의원들 감금, 허위 사실"이라며 "야당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투표 종료선언을 미뤄 놨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안철수 의원, 김예지 의원, 김상욱 의원이 투표를 마쳤다. 이로써 투표자는 19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아직 정족수 200명에 미치지 못한다. 정족수에 미달되면 투표함을 열지 않고 해당 의안은 곧바로 폐기 된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지난 5일 오전 0시 48분 본회의에 보고돼 오는 8일 0시 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