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입 흔든 무전공, 정시 지원 전략은?

2024-12-11 13:00:02 게재

수시 경쟁률 상위 독식한 무전공 … 주요대학 정시 다군 무전공 선발 확대, 주시해야

2025학년 무전공 선발 비율은 2024학년 6.6%에 비해 4배 증가한 28.6%이다. A대학은 교과전형과 정시, B대학은 종합전형과 정시, C대학은 논술전형과 정시, D대학은 정시 등 대학마다 무전공을 중점적으로 선발하는 전형에 차이가 있다. 또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대학은 다른 지역에 비해 무전공 선발 비율이 높다.

2025 수시 지원 결과 서울 주요 15개 대학 중 무전공을 운영하는 12개 대학의 경쟁률은 29.16:1로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특히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는 수시 경쟁률이 62.23:1로, 무전공 모집 단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 단위 신설 및 확대로 합격선의 하락을 기대한 수험생의 지원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무전공은 수시보다는 정시에서 더 많이 선발하는데 올해 무전공 모집 정원의 57.3%를 정시에서 모집한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본격적으로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할 시기, 수시 지원 경향을 바탕으로 2025 정시 무전공 지원전략을 예측했다.

올해 많은 대학이 신설·확대한 무전공 모집 단위에 합격선 하락을 기대한 수험생이 몰렸다. 무전공 모집 단위는 두 유형으로 나뉜다. 유형1은 사범대학과 의학계열, 첨단학과, 계약학과 등 특정 학과를 제외하고 100% 전공 자율 선택이 가능하다. 유형2는 계열·단과대 학부 내에서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둘 다 1학년 때는 다양한 전공을 탐색한 뒤 2학년 때 주전공을 선택한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중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외 12개 대학이 수시에서 무전공(유형1)을 선발했다. 무전공(유형1)은 총 1455명 모집에 4만2428명이 지원해 29.16: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슷한 유형과 비교하면 모집 인원은 1208명(2024 124명), 지원 인원도 3만9399명(2024 3029명)씩 증가했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 중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홍익대를 제외한 11개 대학이 운영한 무전공(유형2)도 26.1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전체 평균 경쟁률이 22.07:1임을 고려하면 무전공 경쟁률은 다소 높았다고 볼수 있다.

수험생은 수시에서 종합전형은 고교 3년간 특정 모집 단위를 준비하지만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은 성적에 맞는 대학 위주로 선택한다. 따라서 정시의 무전공 지원 패턴을 이해하는 데는 교과와 논술전형의 경쟁률을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표 1).

유형1 기준 대학별 최고 경쟁률은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다. 교과·종합·논술전형으로 190명을 모집했는데 총 1만1823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62.23:1에 달했다. 다음으론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이 39.27:1(170명모집, 6676명 지원)로 이름을 올렸다. 건국대KU자유전공학부는 34.94:1로 3위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무전공에서도 높게 나타났으며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자연 165.34:1, 인문 141.13:1), 경희대 자율전공학부(111.13:1),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95.73:1), 고려대 자유전공학부(91.00:1) 순으로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다.

◆모집 인원 많아 관심 높아져 = 2025 대입에서 무전공이 갑작스럽게 신설·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모집 단위의 선발 인원이 줄었다. 경희대(서울)를 예로 들면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에서 자율전공학부는 49명을 선발하지만 국어국문학과(6명) 영어영문학과(3명) 응용영어통번역학과(3명) 정치외교학과(5명) 국제학과(5명) 빅데이터응용학과(2명) 등은 5명 이하를 선발했다. 다른 대학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무전공 모집 단위의 선발 인원이 많으면 지원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 수밖에 없다”며 “이런 현상은 정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시에서 서울 주요 15개 대학 중 연세대와 중앙대는 유형1의 무전공학부를 선발하지 않는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 소속을 유지하면서 2개 학기 이상 이수한다면 학과(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2024학년에는 인문사회계열 모집 단위 및 자연계열 모집 단위를 제1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었지만 2025학년에는 다군에서 모집할 학부대학과 동일하게 모든 모집 단위를 선택할 수 있다. 서강대는 인문학기반·AI기반·Science기반 등 3개의 자유전공학부를 선발하는데, 모집 단위 이름으로는 계열을 구분해 선발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3개 모집 단위 모두 유형1에 해당한다.

강경진 서강대 책임입학사정관은 “2학년 때 계열 구분 없이 모든 모집 단위를 선택할 수 있다”며 “다만 1학년 교육과정에서 어떤 분야에 좀 더 중점을 두느냐의 차이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형1에 해당하는 무전공을 선발하는 서울 주요 대학은 가군에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나군에는 서강대 서울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다군에는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한양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이 있다. 특히 다군에 포진한 대학이 눈에 띈다. 그간 상위권 학생은 다군에서 중앙대와 성균관대에 몰렸는데, 이번에는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 이 무전공 유형1 모집 단위를 다군에서 선발하면서 정시 지원 양상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2는 서울대 인문계열(광역), 공과대학(광역)을 비롯해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모집 단위 등이 대표적이다. 유형2는 해당 단과대학이나 계열 내 모집 단위에 지원할 수 있어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이나 계열이 확고한 학생들이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2 지원을 고려한다면 수학·과학 가산점을 비롯해 필수 응시 영역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지원 시 반드시 제2외국어/한문에 응시해야 하고, 공과대학은 과학탐구 2과목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고려대도 공과대학에 지원하려면 반드시 과탐 2과목에 응시해야 한다.

유형2에 해당하는 무전공을 선발하는 서울 주요 대학은 가군 성균관대 한국외대, 나군 서울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다군 건국대 동국대 중앙대 등이다.

진수환 강원 강릉명륜고등학교 교사는 “유형1과 달리 유형2는 선택할 수 있는 모집 단위가 제한적이지만 계열을 명확하게 정했거나 유형2를 선발하는 대학을 선호한다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형2는 유형1과 달리 모집 단위별 입학 정원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나 대학 1학년 때 성적에 따라 본인이 희망하는 모집 단위가 아닌 다른 모집 단위를 선택할 수도 있으므로 지원 대학의 학사 제도를 살펴봐야 한다.

◆다군 무전공 공략, 상향 또는 안정 지원 선택해야 = 2024학년 성균관대가 일부 모집 단위를 다군에서 선발하기 전까지는 중앙대가 주요 대학 중 유일하게 다군에서 모집했던 만큼 경쟁률이 매우 높게 형성됐다. 합격선이 더 높은 대학에 지원·합격하는 수험생의 지원도 몰려 최초 합격선이 높게 형성되면서 충원율도 높다는 특징이 있었다. 때문에 추가 합격을 염두에 두고 지원하는 학생도 많았다. 하지만 2025학년 정시 다군에 주요 대학이 잇따라 합류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진 교사는 “2024학년에 성균관대, 2025학년에 무전공을 신설한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이 다군에 합류하면서 다군을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는지에 따라 가·나·다군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정시 일반전형과 교과우수전형에서 무전공을 학부대학으로 18명씩 선발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서강대 AI기반자유전공학부(35명)와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37명),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60명)는 모집 규모가 커 상위권 학생에게 매력적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정시에서 같은 군에 속한다. 지난해까진 두 대학 중 하나를 지원해야 했지만 다군에 고려대 학부대학이 들어오면서 가·나·다군을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로 지원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군에서 서강대와 한양대 무전공 ‘유형1’ 지원을 고민하는 수험생 층은 가군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를, 나군은 한양대 서강대 성균관대 위주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한양대는 가군에서 많은 모집 단위를 선발하지만 나군에서 공학 계열 일부를 선발하고 성균관대는 가군과 나군을 고루 분산해 선발한다. 서강대는 나군에 배치돼 있다.

다군 고려대 학부대학을 지원할 때 가군과 나군을 상향 지원할지 안정 지원할지 고민하듯, 한양대 서강대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서강대는 공학계열보다 인문계열의 인지도가 높아 공학 계열을 생각하는 수험생은 서강대보다 한양대나 성균관대를 우선으로 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가군은 고려대와 연세대, 나군은 한양대 서강대를 지원하고 다군은 한양대 서강대 중 1곳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을 전망이다.

◆대학별 모집 규모·수능 반영 방법 따져야 = 무전공 확대로 정시 원서 3장을 결정할 때 무전공과 일반 모집 단위를 두고 합격선과 경쟁률을 고민하는 수험생이 많다. 유불리를 판단하긴 어렵지만 모집 규모가 크면 그만큼 변수도 많아 합격 점수의 간극이 커진다. 대학의 모집 단위별 합격선도 고려해야 하지만 무전공과 일반 모집 단위 중 어느 쪽이 유리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특히 성균관대는 다군에서 글로벌경영학과 44명, 반도체융합공학과 30명을 선발해 모집 규모도 작지 않다. 성균관대가 글로벌경영학과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를 다군으로 이동하면서 상위권에서는 다군에서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 1장을 선택하는 눈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진 교사는 “정시는 학과보다 대학 위주로 성적에 맞춰 지원하는 패턴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입시기관에서 무전공 합격선을 어느 정도로 보는지도 지원 패턴에 영향을 주겠지만 모집 인원이 많으면 최종 합격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양해 군 위치, 모집 규모와 함께 대학별 유불리를 따져 3장의 정시 카드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수 기자·민경순 내일교육 리포터 hellel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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