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에서 고등학생 첫 시국 선언

2024-12-13 10:49:13 게재

신명고 학생 24명 선언문

“공정과 상식 어디로 갔나”

대구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신명고등학교 2학년 학생 24명은 지난 11일 ‘역사를 담아 미래를 여는’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사회관계망(S N S)에 올렸다. 시국선언문에는 도예슬 등 신명고 학생 24명의 실명도 기재했다.

시국선언문에 따르면 학생들은 “지난 3일 선배들이 피땀 흘려 지켜낸 나라가 한 사람의 교만한 판단으로 계엄이 선포되었다”며 “역사책에서만 보던 ‘계엄’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계엄군이 국회로 들이 닥치고 시민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은 마치 우리를 강압적으로 탄압했던 일제와 독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 “엄마 아빠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친구들도, 그리고 광복을 위해, 민주주주의를 위해 눈물로 싸운 우리 학교 선배님들도 모두가 한숨을 내쉬었다”며 “도대체 그들이 내뱉던 공정과 상식, 자유민주주의는 어디로 간 것이냐”고 했다.

이들은 “1919년 독립을 위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맨발로 거리로 나간 우리 선배님들의 뜻을 따라가며 어둠을 깨뜨리려 한다”며 “두 번 다시 독재를 위한, 경솔한 계엄령이 선포될 수 없도록, 우리가 물려받고 이어갈 이 사회가 더 이상 처참히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를 구하려 나서고자 한다”고 했다.

신명고는 대구시 중구 동산동 소재 개신교 계열 사립고등학교로 1902년 선교사가 설립했다. 2003년까지 여학교로 운영되다가 2004년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다.

1919년 독립운동 당시 3월 8일 신명학교 교사와 50여명의 전교생은 만세운동을 전개했다. 신명고는 만세운동 기념비를 세우고 매년 3.1절 기념행사를 연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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