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12.12 담화’에 시민사회 “적반하장”

2024-12-13 13:00:05 게재

“판단능력 상실” “망상” 격앙 … 전국 확산

일부 보수단체 “탄핵 결사반대” 결집시도

12.3 내란사태의 책임을 거대야당으로 돌리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의 ‘12.12 담화’가 시민사회의 탄핵여론에 다시 한번 기름을 끼얹었다. 주요 시민단체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이를 규탄하는 성명이 잇따라 나왔다.

◆거대야당 탓에 “설득력 부족” = 참여연대는 12일 윤 대통령 담화 후 ‘정상적 판단능력 상실한 윤석열, 즉각 탄핵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참여연대는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린한 것에 대한 사과는 커녕 적반하장식 주장만을 늘어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국민의 심판인 총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음모론에 빠져, 부정선거를 밝히겠다며 선관위를 장악한 것을 스스로 자백하는 대목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내란 수괴 윤석열을 비호해 온 것에 대해 사죄하고 윤석열 탄핵에 당장 동참하라”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이) 곧 있을 탄핵안 재표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 반대를 호소하고, 탄핵안 통과 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 심리 등을 고려한 자기변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야당 때문에) 행정부와 사법부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꼬집는 한편 선관위 북한 해킹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극우 보수 유튜버들의 부정선거설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지 심각히 우려된다”고 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반국가적 전복 시도를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 수호’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같은 날 낸 입장문에서 “담화의 대부분 내용은 극우 유튜브에서나 나올법한 망상적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며 “담화에서 드러난 망상은 그가 언제든지 또 다른 계엄을 선포하여 국가를 장악할 수 있으며, 한순간에 수많은 시민들의 인권을 유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구서도 “어떤 사유도 계엄선포 이유 못 돼” =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한 격앙된 반응은 전국 각지로 퍼졌다.

윤석열 퇴진 전북운동본부는 “‘참담하다’라는 표현으로 부족하다”며 “이번 주 토요일에 반드시 탄핵을 통과시키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이 결성한 충북비상시국회의는 논평에서 “내란이라는 광란의 칼춤을 춘 자는 윤석열 본인”이라며 “탄핵에 드는 시간도 아깝다. 지금 당장 시민의 힘으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대·한남대·침신대·목원대 등 대전지역 5개 대학 민주동문회는 “정략적 득실만을 따져 국민 바람인 탄핵을 외면하는 국민의힘은 부역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강원도당, 인천평화복지연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제주본부 등도 이날 대통령 담화에 “국민을 향한 적반하장식 협박”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 “헌법재판소에서 판을 뒤집어 보기 위한 극한 선동”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대구참여연대는 “윤석열이 말한 그 어떤 사유도, 그 모든 사유를 다 합쳐도 결코 비상계엄령을 선포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며 “수사기관은 즉시 윤석열을 체포하고 국회는 하루빨리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14일 국회 탄핵표결 가능성을 의식한 듯 일부 극렬 보수단체들의 윤 대통령 옹호 움직임도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전광훈 목사가 의장으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대통령 탄핵은 곧 간첩 지배 체제로 가는 길”이라며 14일 개최되는 대규모 광화문 보수 집회에 참여할 것을 보수 지지층에 촉구했다

보수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이날 윤 대통령 담화지지 성명서를 내고 “이번 대통령의 담화는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적 혼란과 부정한 선거 문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중요한 선언”이라며 “이번 위기를 통해 국가의 근본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국민적 단결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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