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전공의 “윤 대통령 의료정책 철회”
대전협, 여의도 의료지원
의대생·부모들 응원방문도
의정갈등의 한 축이었던 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의료지원에 나섰다.
전공의 및 의대 학생 등 10여명은 14일 낮 1시쯤부터 서울 여의도 공원 6번 출입구 쪽에서 천막을 설치, 시민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천막에는 상처를 감쌀 반창고와 소독약 보습제 먹는 약을 비롯해 목 관절 부상에 대비한 경추보호대 등 갖가지 의약품이 준비돼 있었다. 윤 대통령 탄핵 주장을 담은 손팻말, 온수, 손난로도 비치했다. 지원단 소속의 한 전공의는 “추운 날에는 주로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생기는 외상이 많다”며 “물품은 우리가 직접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지원단을 방문하는 시민은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춥고 건조한 날씨에 손이 갈라져 피가 나는 경우였고 일부는 오한 등을 호소, 온수와 함께 구급약을 제공받기도 했다.
간간이 의대생 부모들이 응원방문을 왔다. 한 50대 여성은 “우리 아들도 의대를 다니고 있다. 고생이 많다”며 지원단의 손을 잡았다. 다른 여성은 귤을 선물로 놓고 가기도 했다.
의대생들도 현장을 찾았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는 26세의 의대생 A씨는 지원단을 지키고 있는 박단 전의협회장과 셀프카메라 촬영을 했다. A씨는 “윤석열이 너무 싫어서 나왔다”며 “의료정책도 문제지만 채상병 사망사건을 대하는 태도에 특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역의대 휴학생 B씨는 지원단 일을 돕겠다고 찾아왔다. B씨는 “포고령에서 유일하게 ‘처단’ 대상으로 거론된 게 왜 하필 전공의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학교 정원이 40명인데 학교가 신입생을 100명 뽑아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에선 과학적 근거가 가장 중요한 데 지금까지 추진된 정책이 너무 계획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의료개혁 문제와 탄핵은 사실 별개의 숙제”라며 “내란 사태가 빨리 끝나고 의료 정상화가 이뤄지기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전협은 입장문을 통해 “내란 사태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의 의료정책은 엉성하고 조악하다”며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젊은 세대에게 부담을 가중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모든 의료정책은 철회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의료정책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협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집회 당시에도 의료지원팀을 구성해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