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에 환호…집회현장은 축제장으로
‘국민 승리’ ‘윤석열 체포’ 외쳐
청소년, 자녀 동반 가족들 많아
14일 오후 5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전국의 탄핵 촉구 집회현장은 곧 축제장으로 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이 이겼다”며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대전에선 ‘윤석열 퇴진, 국민의힘 해체 대전시민대회’가 14일 오후 3시부터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렸다. 시민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은하수 네거리에서 이마트까지 500m의 인도와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12.3 내란사태’ 이후 대전지역 집회 가운데 가장 많은 시민이 모였다. 오후 5시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순간 환호성과 만세소리가 도심을 뒤흔들었다. 조 모(54)씨는 “며칠간 감옥에서 있다가 풀려난 것 같다”며 “우리나라 국민인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장 모(56)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게 겨울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을 정말 잘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도 젊은층이 대거 참여했다. 자매가 함께 집회에 참여한 우 모(27)씨는 “당연히 (탄핵)될 줄 알고 참여했지만 막상 가결이 되니 너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같은 시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도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광주비상행동’이 주최한 이날 집회엔 3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시민들은 탄핵안 가결 소식에 서로 얼싸안았고 감격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집회에 참여한 5·18단체, 강기정 광주시장 등은 미리 준비한 ‘탄핵은 광주시민과 국민들의 승리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집회가 막을 내린 뒤 현장은 마치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개사한 캐럴·대중가요에 맞춰 춤을 췄고 태극기를 흔들며 금남로 곳곳을 누비기도 했다.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대구시민들도 탄핵안 가결 소식에 환호했다. 공평네거리에서 도시철도 중앙로역까지 650m 양방향 도로를 가득 채운 참석자들은 서로 껴안거나 만세를 외치며 기뻐했다. 참석자들의 탄핵 촉구 구호는 ‘윤석열 체포·구속’으로 바뀌었다. 윤 대통령의 후보시절 트레이드 마크였던 ‘어퍼컷 세레머니’를 윤석열에게 되돌려주겠다며 주먹을 내지르는 시민도 있었다. 주최측은 이날 4만여명이 집회현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부산 서면 중심가인 전포대로 일대엔 7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 탄핵, 체포 부산시민대회’가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얼싸안으며 기쁨의 함성을 질렸다. 집회 현장 인근 카페와 아파트에 있던 주민들도 팻말을 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기도 했다. 울산에서도 탄핵안이 가결되자 남구 롯데백화점 울산점 정문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자축했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이 주최한 집회 참석자들은 탄핵안 가결 직후 제주시 광양로터리에서 옛 세무서사거리까지 행진하며 “시민이 이겼다” “윤석열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 탄핵 촉구 전북도민대회’가 열린 전북 전주에서도 1만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촛불 시민이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이날 전국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 중 상당수가 청소년들이었고 자녀를 동반한 가족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