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어려운 아이 즉각 파악…"교육격차 해소 큰 도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학생 맞춤형 학습과 교실 혁신 기대 … 실제 활용 교사 “개별 맞춤 교육 실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미래의 교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내년 도입되는 초3 영어, 중1 수학·영어, 고1 수학 수업이 시연됐다.
전병제 경기 성문고 교사가 진행한 고1 공통수학2의 ‘함수’ 수업 시연에서 백승우 경기 성문고 2학년생은 “원래 태블릿 사용이 익숙한데 태블릿에 본격적으로 교과서 내용이 다 들어가 있으니까 정답 쓰는 것도 편하고 인터넷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평소에 못 그리던 그래프도 정확히 그려볼 수 있어서 확실히 좋다”고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소감을 밝혔다. 백군은 “수학 문제 풀이를 하면 정답을 바로 알 수 있고 선생님도 학생들이 풀었는지 바로 확인해 피드백을 주셔서 좋다”고 말했다. 백군은 특히 ‘수포자’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보통 직접 쓰는 걸 싫어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그래프도 직접 그리고 직접 수식을 넣으면 바로 확인이 가능하고 선생님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어서 흥미를 가질 것 같다”며 “쉽게 포기하지 않고 접근하기 쉬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 교사는 AI가 학생별로 개인화된 맞춤 문제를 제공하는 것을 가장 큰 변환점으로 꼽았다. 전 교사는 “학생 개개인 맞춤형 문제를 직접 내려면 하루 종일을 투자해도 모자라는데 AI기능을 이용해 문제를 내고 남는 시간은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에 온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가 수학에서는 개인별 맞춤 문제를 제시하고 영어에서는 직접 발음하고 수정해주는 점이 좋다고 평가했다. AI 디지털교과서 업계는 내년 신학기가 AI 디지털교과서 안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 맞춤 개별화 교육이 가능할까.
김현아 서울 경일초등 교장 : 맞춤형 개별화 교육은 교사로서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교실에서 모든 학생의 학습 성취도를 세세히 파악하고 지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보니 학생들의 성취 수준에 따른 개별 맞춤 학습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교사는 보다 창의적이고 실제적인 활동을 고안해 수업에 적용할 수 있었다. 덕분에 수업이 더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변했다. 다만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AI 디지털교과서의 목적은 교육과정 내에서 학생들이 각자의 수준에 맞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이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습 의욕과 자기주도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수업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있나.
김현아 : 교사는 수업 시작 전 교사 대시보드에서 제공하는 평가 리포트를 통해 학생별 학습 수준과 정오답 현황, 문항 풀이 시간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활동의 순서를 조정하거나 필요 없는 활동을 삭제하고 교사가 준비한 문서 사진 동영상 같은 추가 자료를 쉽게 추가할 수 있다. 드물지만 수업 중에도 재구성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AI 디지털교과서 내에서 즉각적인 수정이 가능하다. 결국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사의 경험과 판단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도구다. 교사가 수업을 효율적으로 큐레이션하며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업무 경감 등 보조 교사 역할도 가능할까.
황성훈 일산대진고 교사 :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속도 확인이나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정보 수업은 학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을 때 교사가 직접 찾아가거나 과제물을 제출 받아서 하나하나 확인해야 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대시보드를 통해서 학습 진행 과정이라든지 어느 정도 정확도를 가지고 코드를 작성 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진행이 느리거나 오류가 나는지를 좀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좀 더 집중을 할 수 있고 평가에도 도움이 돼 업무 경감이 가능하다.
●코스웨어에 비해 어떤 차이가 있나.
김현아 : 사교육의 코스웨어는 일반적으로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AI 디지털교과서는 공교육의 교수-학습 플랫폼으로서 교사와 학생 간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고 교사의 수업을 지원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집중 학습 모드, 실시간 모니터링, 쪽지 기능 등을 통해 교사가 수업 중 즉각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상태를 파악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교수-학습 과정을 지원하며 단순히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그치지 않고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공교육 내에서 학생들의 영어 성취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황성훈 : 코스웨어가 100% 교육 과정을 담았다고 볼 수 없다. 정보 교사다 보니 정보 수업을 예를 든다면 코스웨어는 프로그래밍이라는 단원이 주된 내용이라면 AI 디지털교과서는 그 단원만이 아니라 교과 전 영역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코스웨어는 어떤 성취 기준의 달성이라는 목표보다는 교과서의 보조 교재라면 AI 디지털교과서는 교과서로서 성취 기준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대시보드 기능이 중요한데 만족할 만한가.
황성훈 : 초기라서 100% 만족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수업 진행을 잘 따라오는 학생들과 속도가 느린 학생들 파악이 되고 어느 부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확인이 된다. 학교 학급 내에서 학생들의 성취도가 어느 정도인지 비율로 보여주기 때문에 어떤 학급에서 어떤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지, 어떤 학생들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줘야 되는지 대시보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용하는 교사나 학생의 요구에 맞게 좀 더 업그레이드되면 더욱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동기 유발 기능은 충분한가.
김현아 : AI 디지털교과서는 외적 보상과 내적 흥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에서 제공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맞춤 활동을 통해 내적 동기를 키울 수 있으며 교사가 칭찬 도장을 부여하거나 학습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보상으로 학생들은 아바타를 꾸미는 등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외적 동기 유발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기능들은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많아 더 효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느린 학습자들에게 도움이 되나.
김현아 :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해본 결과 느린 학습자들도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학생들이 체육 시간보다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추가 과제 시간에도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이런 점에서 ‘영포자’를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동료 교사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김현아 : 학교마다 교사와 학생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방법은 학교의 교육적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디지털교과서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 서책과 AI 디지털교과서를 병행하는 방식, 또는 서책을 주로 사용하고 AI 디지털교과서를 맞춤 과제로 활용하는 방식 등 여러 선택지가 있다. 각 학교의 상황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면 AI 디지털교과서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AI 디지털교과서는 직관적으로 사용법이 간단해 교사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면서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교육 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황성훈 :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해 보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사용해야 될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될지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교과서를 PDF로 받아 태블릿 하나만 가지고 수업을 듣고 공부한다. PDF에 비해 혼자서도 학습하기 편한 디지털교과서이기 때문에 활용하는 방법을 조금만 익히면 어렵지 않게 수업을 할 수 있다. 아직 시도를 안 해봤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걱정이아닐까 싶다. AI 디지털교과서를 선생님 개인의 수업 특징에 맞춰서 사용한다면 좋은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내일신문·한국교육학술정보원 공동 기획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