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우원식…“대선 생각 안 해봤다”
계엄해제·탄핵안 가결 등 주목도↑
의회 특사·민생안정 수습안 제시
정치격변기에 ‘정치인 테마주’가 등장한다. 19일 국내 증시가 2% 하락한 가운데 C사 등 이른바 ‘우원식 테마주’로 불리는 주식들은 선전했다. 회사 대표이사 등이 우 의장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도가 높아진 인사와 연관이 있는 기업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이다.
12.3 내란사태부터 시작된 탄핵정국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행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계엄이 선포된 상황에서 ‘월담’해 국회에 들어가 155분만에 비상계엄 해제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주목을 받았다. 한국갤럽이 13일 공개한 ‘정계요직 인물 신뢰도’에서 56%로 여야 대표, 국무총리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에도 우 의장은 연일 현장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경제단체장들과 비상간담회를 열고, 18일에는 강원 철원군 육군 제3사단 백골부대 중대 관측소(OP)를 방문해 안보태세를 점검했다. 경제인 간담회에서 우 의장은 국회 차원의 경제특사단 해외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에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났다. 현직 국회의장으로선 이례적 행보다. 우 의장은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처를 주문했다.
외신기자 간담회도 열었다. 19일 국회에서 연 간담회에서 우 의장은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11일간 일어난 모든 일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면서 국회의 당면 과제로 △헌법재판판 임명 등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의 차질없는 진행 △국정과 민생 안정을 위한 국회·정부 국정협의체 구성 및 가동 △외교공백 최소화 등을 위한 의회 외교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의장실은 “외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이 이어져 공동 회견을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 간담회 후에는 종교계 지도자를 만나 정국 안정에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과 정서영 개신교 목사, 이용훈 천주교 주교, 나상호 원불교 교무, 최종수 성균관 관장 등과 만나 정국 안정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의장의 이례적 현장행보가 이어지자 정치권에선 조기대선 가능성과 맞물려 우 의장의 출마 가능성을 관측하기도 한다. 실제 19일 외신 간담회에서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서 치열한 선거를 치렀다. 임기가 2026년 5월 30일까지”라며 “대선 도전에 대해서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보루로서 국회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우 의장의 의장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보고 있다. 당장은 선을 긋고 있지만 정국은 변화하고 대선까지 변수는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