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생산·투자 동반감소…내란 영향 반영되는 내달 더 문제
생산 0.4%↓· 설비 1.6%↓· 건설 0.2%↓ … 통계청 ‘11월 산업활동동향’
소비는 3개월 만에 증가 … 현재 경기 보여주는 동행순환지수도 ‘내림세’
11월 우리나라 전(全)산업 생산과 투자가 전월대비 동반 감소했다. 건설공사 실적은 7개월 연속 줄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감소세다. 소비는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에선 벗어났지만, 여전히 산업 전반이침체된 모습이다. 특히 내달부터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발령으로 촉발된 ‘내란사태’ 후유증이 본격 반영될 예정이어서 우려된다.
◆산업생산 3개월 연속 하락 =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6(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9월(-0.4%)·10월(-0.2%)·11월(-0.4%)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광공업·건설업·서비스업·공공행정 모든 분야에서 감소한 영향으로, 이런 양상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우선 광공업 생산은 0.7% 줄었다. 전기·가스업에서 늘었지만, 광업과 제조업에서 줄었다. 특히 제조업은 업종별로 편차가 컸다. 생산지수가 역대 최고를 보일 만큼 성적이 좋았던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정제까지 각각 3.9%, 1.8% 증가하며 호조세였다. 하지만 자동차(-5.4%)·전자부품(-4.7%) 등에서 부진했다.
제조업 재고는 통신·방송장비,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1.8%로 전월보다 0.5%p 하락해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정보통신 등에서 늘었지만, 금융·보험에서의 감소가 컸다. 소매업은 늘고 자동차와 도매업에서 줄어든 탓에 도소매업 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을 보였다. 다만 숙박·음식점업에선 음식점·주점업·숙박업에서 모두 늘어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
◆겨울의류판매 덕분에 내수↑ =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승용차 등 내구재에서 각각 0.7%, 0.1% 판매가 줄었다. 하지만 의복과 오락·취미·경기 용품 등 준내구재에서 4.1%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겨울 날씨가 생각보다 온화했던 탓에 겨울용 의류 판매가 10·11월 분산돼서 판매된 영향”이라며 “게임기 판매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0.1%)에서 투자가 늘었으나,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2.0%)에서 투자가 줄어 전월대비 1.6% 감소했다.
국내기계수주는 공공(-63.3%) 및 민간(-10.8%)에서 수주가 모두 줄어 전년동월대비 15.3%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주택 등 건축(69.0%) 및 발전·통신 등 토목(40.6%)에서 수주가 모두 늘어 전년동월대비 62.9%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기성은 지난 5월부터 7개월째 감소다. 1997년 8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감소 기록이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6으로 0.5p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9월 7개월 연속 내림세이다가 10월 보합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다시 하락해 흐름이 좋지 않다.
다만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8로 전월 대비 0.1p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특이점 없이 월별로 횡보하는 모습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