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참사 틈탄 테러메일·가짜뉴스
‘참사 범행 주장’ 이메일 경찰 수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전국이 침통한 가운데 음해성 가짜뉴스와 테러 주장 메일이 등장,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협박 메일이 발송된 사건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법무부의 한 직원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제주항공 사고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메일에는 31일 밤 한국 도심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터뜨릴 것이라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어와 영어 등으로 작성된 이 메일의 발송자는 ‘가라사와 다카히로’로 명시됐다. 지난해 8월 국내 공공시설 여러 곳을 상대로 폭탄 테러를 예고하는 내용의 메일을 뿌린 발신자도 같은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당시 본인인 가라사와 다카히로인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 이름이 허락 없이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며 극단주의자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이메일도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기존 사건들과 병합 수사 중이다.
가짜뉴스도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저비용 항공사(LCC)에 관한 논란이 불붙으면서 ‘LCC를 타지 말아야 한다’는 등 희생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들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10년 전 세월호 참사 때 항공기가 아닌 여객선을 탔다는 이유로 희생자들을 조롱하던 악성 댓글들과 닮은꼴이다.
사고가 발생한 기체의 과거 이력에 대한 허위정보도 퍼지고 있다.
SNS 등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기체(HL8088)와 2022년 11월 일본 오사카 상공에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회항한 기체가 동일하다는 내용이 퍼지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기체의 기번은 HL8088이며, 오사카 상공에서 회항한 기체의 기번은 HL8303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