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조선소 선종 다양화 활로 찾아
대한조선, 셔틀탱커 수주 확대 … HJ중공업, 특수선·상선 양날개
국내 대표 중형조선소들이 선종을 다양화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전남 해남에 자리한 대한조선은 지난해 셔틀탱커 3척,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5척 등 8척을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수주액은 8억4000만달 규모다. 2023년 14척, 11억4800만달러 수주 실적에 비하면 선박 수나 수주 금액은 줄었다. 하지만 회사는 셔틀탱커 3척을 수주하며 제품군을 다양화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최성혁 대한조선 매니저는 “원유를 시추한 후 육상으로 운반하는 셔틀탱커 선박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라며 “2020년 1척 수주해 2022년 인도했는데 지난해는 연초부터 3척, 5300억원 규모를 수주해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2023년에는 주력 선종인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을 13척과 석유제품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대한조선은 이날 그리스 해운기업 아틀라스에서 수주(2022년)한 석유제품운반선 4척에 이름을 붙이는 명명식도 가졌다. 이들 선박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으로 변경할 수 있고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 장치도 장착했다.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대한조선은 아틀라스에게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틀라스는 2020년 대한조선에 선박 1척을 발주한 이후 2021년 4척, 2022년 4척, 2023년 6척, 지난해 2척을 계속 주문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7척, 11억8000만달러 규모다.
진기봉 대한조선 영업실장은 “단골 고객사들이 지속적으로 발주하는 것은 대한조선의 품질에 대한 신뢰 덕분”이라며 “품질과 납기에 집중해 고객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영도에 있는 HJ중공업도 지난해 조선부문에서 1조7500억원 규모 수주 실적을 올리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22년 수주액 대비 150%, 2023년 대비 300% 증가한 규모다.
HJ중공업은 전통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특수선사업에서 유지·보수·운영(MRO) 사업까지 수주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HJ중공업은 해군의 유도탄고속함 18척 성능개량사업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고속상륙정(LSF-II) 창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해경의 3000톤급 경비함 1척, 신형 고속정 4척 신규 건조사업 등을 포함 5504억원 규모 주문을 받았다.
상선 분야 실적도 눈에 띈다. 회사 관계자는 “탈탄소 기술에 중점을 둔 친환경 선박 개발에 매진해 온 결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유럽지역 여러 선주사로부터 총8척, 1조2000억원 규모의 79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며 “모두 비슷한 선형이어서 반복건조에 따른 생산성과 수익성 증대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