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흑산도 공항 안전성 강화해야

2025-01-08 13:00:03 게재

항공기 이탈방지체계

조류 대체서식지 조성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경북 울릉군 울릉도와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들어서는 공항 안전시설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를 제외한 섬 지역에 건설되는 첫 소형공항인 만큼 추가 안전장치 도입과 활주로 확장, 조류충돌 예방대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국토교통부와 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울릉공항에는 활주로 끝에서 바다까지 50m 거리에 불과해 항공기 이탈을 방지하고 속도를 강제로 줄이는 방식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바다를 매립해 안전구역을 확보하는 대신 이탈방지시스템(EMAS)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이 장치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거나 초과해 달리는 상황에서 속도를 효과적으로 줄인다. 주로 활주로 끝에 추가 안전구역 확보가 어려운 공항에 설치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최소 90m 이상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 권장한다. 현재 국내 15개 공항에는 이같은 시설이 전무하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이탈방지시스템 설치는 공항건설 마지막 공정”이라며 “항공기 기종, 활주로 확장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 착공한 울릉공항 공정률은 지난해 말 현재 58.27%이다. 바다 기슭이나 둑이 깎이거나 패지 않도록 보호하는 호안공사가 진행 중이다. 개항 시기는 2028년으로 당초보다 2년 정도 미뤄졌다.

설계변경도 추진 중이다. 실시설계 당시 소형항공운송사업자 등록 기준인 50석급이었는데 지난해 6월 항공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80석급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공항 등급도 상향 조정돼 활주로 양쪽 안전구역인 착륙대 폭을 140m에서 150m로 확장한다.

흑산공항에는 이탈방지시스템 사업비가 이미 반영됐다. 현재 일괄입찰방식(턴키)으로 추진 중인데 당국은 설계과정에 포함시킨다는 구상이다. 대신 철새도래지에 건설되는 만큼 조류 충돌 방지대책이 시급하다. 환경단체 등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아예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항공청은 환경영향평가 협의기관인 영산강유역환경청 의견을 반영해 조류 대체 서식지 4곳을 조성하고 기존 서식지 3곳 면적을 넓히는 방안을 설계에 반영했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조류정밀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새 이동을 추적·관리하고 열화상·레이더 탐지기 등 장비와 인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흑산공항은 활주로 1200m, 폭 30m로 80석 여객기가 취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총 사업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최세호·방국진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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