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온증 사망…곤돌라 멈춰

2025-01-10 13:00:30 게재

강추위속 잇단 사고

하늘길·뱃길도 막혀

전국에 한파가 몰아친 9일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강원도에선 한 노인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고 전북 무주에선 곤돌라가 40여분 간 멈춰 승객들이 추위에 떨었다. 대설과 눈보라에 항공편과 여객선이 결항되기도 했다.

9일 지자체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저체온증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원주 태장동에서 80대 A씨가 한 편의점 의자에 앉아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노인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사인은 저체온증이었다.

9일 오전 10시 44분쯤 전북 무주군 설천면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 운영 중인 곤돌라가 운행 도중 갑자기 멈춰선 사고가 나자 119 구조대가 출동해 탑승객 구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무주에선 곤돌라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탑승한 이용객 318명이 40분 넘게 불안감과 추위에 떨어야 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4분쯤 무주 설천면 무주덕유산리조트 내 설천베이스에서 덕유산 정상 향적봉 아래에 있는 설천봉(해발 1520m)을 오가는 곤돌라가 갑자기 멈췄다. 리조트측은 뒤늦게 비상엔진을 가동해 곤돌라 운행을 재개하고 탑승객 하차를 도왔다.

경기도 의정부에선 경전철 운행이 잇따라 중단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경전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9분쯤 효자역 인근에서 운행 중인 전동차가 멈췄다. 경전철측은 다른 전동차를 투입해 멈춘 전동차를 역까지 끌고 온 후 승객들을 하차시키고 약 10분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그러나 동오역 인근에서 9시 7분쯤 열차가 또 멈췄고 약 30분 만에 복구됐다. 잇따른 고장 등으로 열차운행이 약 1시간 지연됐다.

하늘길과 뱃길도 막혔다. 제주국제공항에선 강한 눈보라로 총 항공편 393편 가운데 국내선 출·도착 157편과 국제선 출·도착 11편 등 168편이 결항했다. 이에 따라 1만명 가까운 예약승객들의 발이 묶였다.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돼 제주~진도 산타모니카호 등 일부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동파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서울에서만 38건의 신고가 접수되는 등 전국에서 수도계량기 동파 피해가 발생했다. 인천 연수구에서는 강풍으로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한편 정부는 대설 위기경보가 발령된 지난 8일 오후 6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발령해 대응에 나섰다. 특히 많은 눈으로 인한 구조물 붕괴 등에 대비해 위험 우려 시설이나 지역을 사전 통제하고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강화했다. 강원도 등 8개 지자체도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곽태영·김신일·이명환·이제형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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