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고령사회에서의 구강관리

2025-01-13 13:00:09 게재

한국도 초고령사회가 됐다. 이제 노화양상을 이해하고 살 필요성이 높아졌다. 노령층에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 취미활동, 사회적 친교 등이 권장되는데 이러한 활동을 가능하게하기 위해 첫번째로 고려되어야할 것이 구강건강과 좋은 식생활이다.

치과 구강질병은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 감염성 질환이다. 질병 초기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불편이나 통증이 없기 때문에 지나치곤 한다. 우리 몸은 단단해 쉽게 변하지 않는 경조직과 이를 둘러싼 연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치과질병은 단단한 경조직인 치아에 대한 문제만 생각하기 쉽지만 연조직에 대한 이해가 구강노화 이해가 필수적이다.

노화는 연령 증가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로 인해 육체적 능력과 인지능력의 저하가 나타나는 자연적이며 불가피한 현상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노년에 나타나는 건강상태가 전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작위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노화로 인한 변화는 생활습관, 사회경제적 상태, 노화에 특화된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개별적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검진 통해 치아상실 최소화할 필요

구강건강은 전신 건강과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구강은 씹고 넘기고 말하고 얼굴표정을 짓는 기능을 하는 인체의 기관이다. 구강은 또한 영양상태, 전신건강과 심리적인 자존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구강질병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신건강에 영향을 주고 전신건강 역시 구강건강에 영향을 준다. 구강질병은 전신의 감염, 자가면역질환, 만성 심혈관계 질병, 당뇨, 암 및 영양부족 등의 많은 질병 상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노령층에는 치아상실 치주질환, 그리고 구강건조증으로 유발되는 치아우식증과 점막질환 등이 나타난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치를 하게 된다. 수복이 힘들 정도로 많이 썩은 경우, 잇몸염증에 의해 치조골 흡수가 심한 경우, 오래 사용하다가 부득이하게 경험하는 치아 파절 등이 발치의 원인이다. 발치로 인해 상실된 저작기능을 제대로 회복시켜주지 않으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저작기능과 연하기능 저하를 일으켜 영양불균형을 만들고 이로 인해 체중감소 또는 비만을 유발한다. 편하게 씹어 넘길만한 음식을 우선적으로 찾게 되고 부족해진 영양분을 특정 상품 형태의 고열량 대용식을 선택하게 되어 비만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의치나 임플란트를 이용해 가능한 조기에 보철적 수복을 해주는 것이 급격한 전신건강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치아상실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치주질환이다. 치아우식은 구강 내 치열에서 일부 영역에만 나타나지만 치주질환은 전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지지조직에 영향을 주는 만성 감염성 질환으로 상실된 지지조직의 재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나이가 들며 지지조직의 면역을 담당하는 영역의 변화로 지지조직의 생리적 소실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진단을 하고 치주병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원인 요소(치태·치석)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질병의 확산을 막으며 치아상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에서는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1년에 1회 전악 치석제거를 보험을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노인층에서 나타나는 치아우식증은 구강 영역의 생리적 변화 중 타액선(침샘) 기능 저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타액은 구강 점막의 건전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구강 환경의 산·염기 중화기능이 있어 충치 발생을 억제한다. 타액 분비가 억제되는 상황인 타액선 기능저하(구강건조증)로 인해 잔존 치아 대부분에 충치가 발생하기도 하고 구취, 저작장애, 의치 유지부족, 혀나 협점막의 심한 작렬감과 감각이상 증상을 유발하고 심지어 곰팡이 기원의 국소적 감염증도 나타난다.

충치치료를 위해 불소가 분비되는 재료를 선택하고 부족한 타액을 보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타액 분비 저하로 인한 1차 면역 방어층에 해당하는 점막건강이 훼손되면 전신으로 다양한 감염 및 유전자 변이를 유발할 수도 있다.

약물중복 오남용도 치아건강 해칠 수 있어

노령층의 다양한 전신 의학 문제로 다양한 과에서 처방하는 약물을 복용하곤 한다. 약물들의 좋지 않은 상호작용으로 구강건조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약물 상호작용을 파악해 약물 중복 오남용 문제를 선별하는 등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초고령사회의 보건의료 문제는 해당 영역만의 개별적 시각과 접근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 범 보건 및 사회 전반에 걸친 포괄적 맥락으로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동현 단국대 치과대 교수 죽전치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