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지자들, 영장집행에 욕설·통곡

2025-01-15 13:00:21 게재

관저 농성 강제해산, 진입로서 밤샘집회

체포 임박 소식에 드러누워 도로교통 마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밤샘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남동 일대가 15일 오전까지 혼잡을 빚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관저의 저지를 뚫고 영장집행에 착수하자 이들은 욕설과 통곡을 하는가 하면 폴리스라인을 뚫고 도로에 드러누워 교통체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영장 2차 집행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11시쯤부터 50여명이 관저 정문 앞에 앉거나 누워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다음날 새벽으로 예상되는 체포에 저지하겠다고 나선 것.

농성이 계속되자 경찰은 관저 앞 통행을 차단한 뒤 이들을 에워싸고 도로교통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수 차례 안내했다. 그러나 불응하자 1시간여 지난 15일 0시 20분쯤부터 기동대를 동원해 강제해산에 들어갔다.

경찰은 공수처 진입로 확보를 위해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기동대를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며 관저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강제해산은 약 2시간 만인 오전 1시쯤 끝났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관저 인근에 계속 모여들었다.

앞서 이날 신자유연대 등이 연 ‘대통령 수호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5000여명이 모였고, 주최측은 “결전의 날이 왔다”며 체포 저지를 독려했다.

일부 참가자는 “집에 가면 안 된다” “오늘 못 지키면 끝장”이라고 호소했고, 연단에 오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국민 저항권을 토대로 공수처의 불법행위를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해가 지자 집회 참석자들은 붉은색 경광봉을 흔들며 윤 대통령 체포를 막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측은 컵라면을 나눠주는 간이 식대를 설치했고 어묵과 커피, 차를 나눠주는 푸드트럭도 곳곳에 자리 잡았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등장해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15일 새벽 3시 30분쯤 관저 일대에 경찰버스 100여대가 늘어서고 기동대가 배치되면서 관저 앞은 긴장감이 고조됐다. 관저 앞 도보와 일부 도로는 통행이 차단됐다.

이 무렵 국민의힘 의원 약 20명이 관저 입구 앞에 5~6줄로 늘어서 인간띠를 만들고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나섰다.

관저 주위에선 밤새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루터교회 앞에선 태극기와 성조기, 붉은색 경광봉을 든 지지자들이 “멸공”을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버스정류장에는 ‘육탄저지 결사대’ ‘우리 대통령을 지키자’고 적은 A4용지가 붙기도 했다. 한남초등학교 앞 골목도 지지자로 가득 찼다. 경찰은 보수측 집회에 6500명이 모인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다.

한편 체포를 촉구하는 이들도 200명가량 모여 밤샘 시위를 벌였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는 중에 한남대로는 일부 도로 차단으로 출근길 혼잡을 빚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공수처가 관저 내 저지선을 돌파, 체포영장 집행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오전 8시 30분 무렵부터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경호처 힘내라”를 외치던 이들은 공수처 영장집행 임박 소식에 일부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들을 선동, 관저 앞으로 이동하려다 경찰들과 충돌을 빚었다.

다른 참가자들도 폴리스라인을 우회하려는 과정에서 경찰이 친 울타리를 놓고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폴리스라인을 넘어선 일부 지지자들은 도로에 누워 농성을 벌여 한때 한남대교에서 남산1호 터널 사이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한 여성 지지자는 “대한민국은 죽었다”며 울부짖었고 다른 지지자는 “경호처가 발포를 해서라도 체포를 막았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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