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강사, 경찰보호 받으며 ‘반탄’ 선동

2025-02-03 13:00:35 게재

전한길, 신변보호 요청 사흘 후 “국민이 헌재 휩쓸 것”

야 ‘부정선거 영상’ 신고, 누리꾼 “한길쌤 왜 이리 됐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한 스타강사가 “국민이 헌재를 휩쓸 것”이라는 등 선동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은 이 강사가 협박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신변보호 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사 일타강사’로 유명한 전한길씨는 이달 1일 부산 부산역광장에서 기독교계 보수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집회의 연사로 나가 “국민들이 헌재를 휩쓸 것이고, 그 모든 책임은 불의한 재판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헌재 재판관들의 정치성향을 문제삼고는 “이 불의한 재판관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모든 권위와 신뢰를 무너뜨린 원흉”이라며 “이들에게 우리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현직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들 재판관들을 겨냥해 “마지막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재판기피(회피)신청을 하라”며 “만약 재판기피신청이나 자진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에 모든 국민들은 이러한 불의한 재판관들의 심판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재를 휩쓸 것’이라는 발언이 사법부 흔들기를 넘어 또다른 난동을 부추기는 것이라는 지적이 이는 가운데 경찰은 2일 전씨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 동작경찰서는 전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1일 ‘헌재’ 발언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경찰서를 찾아 “협박성 이메일을 받았다”며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누리꾼들은 ‘이빨은 전씨가 털고 보호는 경찰이 해줘야 하느냐’ ‘감옥이 안전하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씨는 강의 실력이 좋고 2030 세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12.3 내란’ 사태로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수사기관과 사법부, 헌법재판소 등의 공정성에 흠집 내는 주장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신의 유튜브채널에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가 하면 ‘대한민국 위기 사법부가 초래했다’는 영상으로 사법부 불신을 부추기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전씨의 선관위 관련 영상을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으로 신고했다.

갑작스럽게 탄핵반대 선봉에 선 전씨를 놓고 그의 강의를 듣던 수험생들은 당혹스러운 반응들을 보였다. 한 수험생은 네이버 카페 ‘전한길 한국사’에서 댓글로 시험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면서 “정말 수험생들을 위한 길이냐”라고 했고, 전씨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한길쌤이 왜 이렇게 됐느냐’며 한탄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한편 전씨는 2일 네이버 카페 ‘전한길 한국사’에 올린 글에서 “(저를) ‘극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또한 기성 정치인과 언론이 짜놓은 프레임에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라며 “제 역사관은 좌파와 우파의 프레임을 넘어서 합리적 사고와 객관적 역사 인식에 의한 ‘상식파’”라고 주장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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