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공기관 CEO 임명기준 제각각

2025-02-04 14:35:46 게재

석유관리원 군출신인사 취임

그외 기관장 부재중 수두룩

에너지분야 공공기관의 최고경영자(CEO) 임명에 대한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논란이다.

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에 최춘식 전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달 20일 취임했다.

하지만 최 신임 이사장은 에너지분야에서 근무했거나 활동한 적이 없다.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군부대를 동원한 비상계엄을 선언해 온 나라가 혼란에 빠졌음에도 군 출신(육군 대위 전역 후 예비군중대장으로 18년간 근무)이라는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가 진행 중인 시점에 여당 출신 국회의원을 임명한 점도 적절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한국에너지재단은 2023년 8월부터 이사장이 공석이지만 후속절차에 착수한 적도 없다.

지난해 9월부터 사장이 공석으로 있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11월 임원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했으나 아직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후속절차가 멈췄다.

강원랜드는 최철규 부사장이 2023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5개월째 사장 대행을 맡고 있다. 이삼걸 전 사장은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사임한 바 있다. 강원랜드는 역대 사장 10명 중 임기 3년을 채운 인사가 김광식·조기송·함승희·문태곤 전 사장 등 4명뿐이다.

한전 자회사이자 원전설계 공기업인 한국전력기술은 김성암 사장이 지난해 5월 임기 만료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태균 전 한전 기술혁신본부장(전무)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지만 탄핵정국 여파로 임명여부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역시 한전 자회사이자 발전소정비 공기업인 한전KPS도 지난해 지난해 12월 12일 주총에서 허상국 전 한전KPS 발전안전사업본부장(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의결했으나 이후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한전 자회사 사장은 주총을 거친 후 산업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 등을 절차를 거친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윤의준 초대 총장이 2023년 12월 자진 사임한 이래 15개월째 총장이 공석이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공모를 통해 박진호 연구부총장, 정상철 충남대 교수 등을 후보자로 추천했으나 3개월이 가까워오도록 이사회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에너지공대 총장은 추천위원회 추천에 의거해 이사회에서 선임한 후 산업부 장관 승인,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정부부처 전직 고위관계자는 “국가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본업과 무관한, 정치적 인사를 기관장으로 임명하면 논란을 확산시킬 뿐 아니라 해당기관도 본연의 업무 수행이 어려워진다”며 “전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최고경영자 발굴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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