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오는 ‘내란선동 수사’에 전광훈 “체포 못해”

2025-02-06 13:00:03 게재

경찰 전담팀, 전방위 검토

기자회견서 관련 선긋기

난동사태 연루 윤씨 구속

윤석열 대통령 구속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집단 난동 사건의 배후로 고발돼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신이 받는 내란선동 등의 혐의를 잇달아 부인하고 나섰다. 전담팀을 꾸린 경찰은 난동사태와 전 목사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찰 안팎에서는 당사자들은 부인하지만 전 목사와 난동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사랑제일교회 특임목사들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 목사는 5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회견을 열고 “김민석 의원이 신호탄을 쏘니 좌파 시민단체가 고발하고 서울경찰청이 조사에 나서고 있다”며 “(북한과 간첩 세력이) 윤석열 대통령을 감옥에 가두고 이제 저를 노리고 있는데 절대 체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이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고발된 전 목사와 관련해 전담팀을 꾸리고 법리 검토에 집중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팀은 설 연휴 기간에도 내란선동죄의 유일한 대법원 판례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 자료 등을 입수해 혐의 성립 요건 등을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목사는 윤 대통령 체포·탄핵 반대 집회 등에서 ‘국민 저항권’을 주장하며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유발한 혐의(내란선동·선전, 소요 등)를 비롯해 10건 가까이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고발 내용뿐 아니라 전 목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전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찰은 전 목사가 속한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로 활동한 이들이 난동 사태에 연루된 점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난동 사태에 가담한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윤 모씨가 5일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마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전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들과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전 목사는 “(당회장직을) 그만뒀기 때문에 행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우리 교회에 다니면서 가끔 인사할 정도일 뿐 내가 그런 애들과 대화할 군번이냐”고 말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를 받는 윤 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인멸 우려와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인 윤씨는 지난달 19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유튜브 영상에는 윤씨가 “윤석열 지지자면 같이 싸우라. 이대로 가면 윤 대통령이 바로 죽는다”고 외치는 모습도 담겼다.

경찰은 지난 3일 윤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윤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전 목사 등과 함께 사태를 선동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주장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같은 혐의로 청구된 또 다른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이 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한편, 서부지법에 난입하고 이 과정을 중계한 유튜브 채널 ‘김사랑 시인’ 운영자 김 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날 서부지방검찰청에서 반려됐다.

검찰 관계자는 “체포 관련 상황이나 수집된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 구속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를 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체포했다. 김씨측은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한 매체 소속 기자증을 소지하고 있었고, 법원 경내에는 5분가량만 머물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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