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 놓고 ‘갈등'

2025-02-07 13:00:21 게재

광주 "취항 적극 검토할 것"

전남, 무안공항 정상화부터

광주시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무안국제공항이 장기간 폐쇄되자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반면 전남도는 무안공항 정성화가 먼저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7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시는 오는 11일 무안공항 장기 폐쇄로 여행업계 피해가 늘어나자 국토교통부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광주관광협회 관계자도 참석해 여객기 참사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명한다.

앞서 광주관광협회 비상대책위는 지난 6일 호소문을 통해 “광주 여행업계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우리가 버티면서 다시 무안공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한 줄기 희망은 오직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이라고 주장했다. 광주관광협회는 무안공항 폐쇄로 태국 등 9개 국가 18개 국제선과 1개 국내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지난달까지 300억원 이상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광주시는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성공개최를 위해서라도 국제선 취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군 공항 활주로(2825m)를 임대해 사용 중인 광주공항은 지난 2007년까지 일본과 동남아 국제선을 운항하다가 무안공항이 개항하면서 현재 국내선만 운영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제선 취항을 요청하려면 국토부가 무안공항을 언제까지 폐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 “국토부 입장을 파악한 다음 광주시 최종 입장을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재 사고 수습을 위해 오는 4월 18일까지 무안공항을 폐쇄한 상태이며,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상 운행 시기를 10월로 보고 있다.

전남도는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이 무안공항 활성화에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했던 광주시가 전남도와의 약속을 깨고 존치하려는 의도로 의심하고 있다.

6일에는 건설교통국장 입장문을 통해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 불가 이유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전남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세계양궁선수권 대회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상 국제선 유치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국토부가 지난해 9월 광주시의 국제선 취항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국토부 공항 특별안전점검 결과 광주공항도 안전시설 개선대상에 포함돼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시설 보수가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선 운항 기본요건인 세관과 출입국 관리, 검역시스템과 관제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최장 2년까지 소요된다면서 이런 일정을 감안하면 무안공항 재개항 시기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문인기 건설교통국장은 “지금은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대표 관문 공항으로 재도약하도록 광주시와 전남도가 조기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시기”라며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이 진행되지 않도록 광주시의 대승적인 상생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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