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도미노 인상 서민살림 ‘주름’

2025-02-14 13:00:05 게재

제과 음료 가공식품 일제히 올라 … “어수선한 정국 틈타 가격인상”

식품업계 도미노 가격인상 우려가 현실이 됐다. 원료가격 제조비용 등이 오른 이유도 있지만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일제히 가격인상에 나섰다는 비판도 있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22.0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2%)을 상회했다.

음료업계는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스쿠찌가 아메리카노 등 음료 5종의 가격을 13일부터 200~600원씩 인상한다. 파스쿠찌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카라멜라떼 마끼아또, 카페모카, 플레인요거트 그라니따 등 5종 가격을 인상한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식품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카라멜라떼 마끼아또 등 3종 가격인상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는 4500원에서 4700원으로, 라지 사이즈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벤티 사이즈는 5500원에서 61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카페라떼는 사이즈별로 레귤러가 5000원에서 5200원, 라지가 5500원에서 5800원, 벤티가 6000원에서 6600원으로 조정된다. 카라멜라떼 마끼아또는 사이즈별로 5800원·6300원·6800원에서 6000원·6600원·7400원으로, 카페모카는 5500원·6000원·6500원에서 5700원·6300원·71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레귤러 사이즈만 판매되는 플레인 요거트 그라니따는 6700원에서 6900원으로 200원 오른다.

음료업계는 가격인상 근거로 최근 원두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원두가 들어가는 않는 제품도 가격을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4일부터 톨 사이즈 음료 22종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고, 할리스도 같은 날부터 일부 제품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바셋은 지난달 23일부터 주요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저가커피 업체인 컴포즈커피도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각각 300원씩 인상한다.

제과업계도 가격인상에 나섰다.

롯데웰푸드는 17일부터 ‘가나마일드’ ‘크런키’ 등 건·빙과 제품 26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가나마일드 70g을 2800원에서 3400원으로, 크런키 34g을 1400원에서 1700원으로, 초코 빼빼로 54g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몽쉘 오리지널 12입을 6600원에서 7000원으로, 롯샌 파인애플 315g을 4800원에서 5000원으로, 빠다코코낫 300g을 4800원에서 5000원으로, 마가렛트 오리지널 660g을 1만32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인상한다. 빙과 주요 제품으로는 월드콘을 기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설레임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린다.

장바구니 물가도 큰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통계포털에 따르면 가공식품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오징어채(22.9%)였다. 맛김(22.1%), 김치(17.5%), 시리얼(14.7%), 유산균(13.0%), 초콜릿(11.2)이 뒤를 이었다.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도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비스킷(7.0%), 케이크(3.3%), 빵(3.2%)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요리에 쓰이는 조미료들인 참기름(8.9%), 간장(8.8%), 유지류인 식용유(7.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기여도가 큰 빵 커피 김치 비스킷 등의 출고가 인상 영향으로 전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작황 부진도 영향을 끼쳤다. 김 가격은 최근 국내외 수요 증가와 기저 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32.5% 급등했다. 이는 냉해 현상이 심각해 김 작황이 많이 부진했던 1987년 11월(42%) 이후 3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맛김의 원재료인 김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이같은 가격인상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식품업체들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거의 매년 연말·연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며 “혼란한 시점을 틈타 이뤄지는 가격 인상이 기업의 이익만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선제적 가격 전략이라면 엄중한 질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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