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MBK 부회장 국내기업 겸직 18개 … 고려아연 이사까지?

2025-02-19 10:10:18 게재

기업자문 기관 서스틴베스트 ‘과다겸직’ 지적 … 기업관리 가능할까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광일 MBK 부회장이 등기임원 등 인수 기업들 주요 보직 겸직을 국내에서만 무려 18곳이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비철금속기업 고려아연의 이사회까지 합류할 경우, 김 부회장이 겸직하는 등기임원직은 19개로 늘어나고, 중국 등 해외인수 업체에 이름을 올린 것까지 더할 경우 20곳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MBK인수기업 공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롯데카드와 오스템임플란트 등 수개의 기업에서 이사로 등재 되어 있다.확인된 것만 대표이사 1곳, 공동대표이사 2곳, 사내이사 1곳, 기타비상무이사 13곳, 기타비상무이사 겸 감사위원 1곳 등의 기업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거버넌스 개선’ 등을 명분으로 이사회에 진입하겠다는 주장은 허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제외해도 김 부회장 과다겸직 논란은 여전하다.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SPC를 제외해도 김 부회장 겸직 수는 9개에 달한다. △홈플러스 대표이사 △딜라이브 기타비상무이사 △딜라이브 강남케이블TV 기타비상무이사 △네파 기타비상무이사 △엠에이치앤코 기타비상무이사 △롯데카드 기타비상무이사 △오스템임플란트 기타비상무이사 △오스템파마 기타비상무이사 △메디트 기타비상무이사 등이다.

이에 따라 국내 3대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과다한 겸임으로 인해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김 부회장의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등이 김 부회장 이사회 합류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MBK-영풍측은 충실한 이사회 운영과 거버넌스 개선을 내세우며 김 부회장 경력만을 강조하고 있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및 의견 자료’를 통해 “MBK 주요 투자 실적 건 기업의 인수합병과 투자 전략 수립을 주도했다”며 “법률적 전문성 및 재무 전략 능력 고려 시, 고려아연의중장기 비전실천 및 경영 안정화를 위한 M&A, 재무, 법률, 회계 전문가로서 최적임 후보로, 기업성장 및 가치 증대에 핵심적인 역할 수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업에서 수십여개의 보직을 겸직하며 선관주의 의무 등 충실한 이사회 운영과 거버넌스 개선을 외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겸직 제한 요건이 없는 점을 이용해 무한정 늘리는 이른바 ‘문어발 겸직’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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