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사건 재판장 유임 … 이재명 재판부 교체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 24일부터 시행
형사합의부 2개 늘려…영장전담도 교체
법원장, 재판지연 해소 위해 재판 맡아
‘12.3 내란’ 사태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등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의 재판장이 유임된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개발특혜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재판장을 비롯한 배석판사까지 3명 모두 교체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같은 내용의 법관사무분담을 20일 확정해 공지했다.
우선 형사합의25부는 지귀연 부장판사가 그대로 유임된다. 현재 형사합의 25부는 윤 대통령 사건 외에 내란중요임무종사자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내란 사건 재판을 모두 맡고 있다.
앞서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 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 현역 군인을 제외하면 주요 피고인들은 모두 형사합의25부에 배당됐다.
다만 지 부장판사를 제외한 배석판사 2명은 김의담, 유영상 판사로 교체된다.
지귀연(사법연수원 31기) 부장판사는 전남 승주 출신으로 서울 개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2차례 역임했다. 법조계에서는 법리에 밝고 시원시원한 재판 진행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피고인측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절차적으로 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 등 사건 재판에서 19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씨의 마약 상습 투약 혐의에 대해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2023년 2월부터 형사합의25부 재판장을 맡았다. 이날 공교롭게도 형사합의25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 첫 공판준비기일과 구속취소 심문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측은 검찰이 구속기간 만료 뒤 공소를 제기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고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은 ‘12.3 내란’ 사태 주요 관련자들과의 재판을 병합심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가 연루된 혐의를 받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합의33부는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가 다른 재판부로 이동하면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새롭게 맡는다. 배석판사 2명도 윤이환, 이재준 판사로 교체돼 재판부가 전원 바뀌게 됐다.
이 부장판사는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수원지법 예비판사로 임관해 서울고법 예비판사를 거쳐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 주요 코스를 밟았다. 중앙지법으로 오기 직전 수원지법에서 민사 재판을 담당했다. 예비판사는 과거 사법연수원 수료 후 바로 법관에 임용하지 않고 2년간 재판 경험을 쌓은 뒤 정식 법관으로 임명하는 제도로, 1998년 도입했으나 9년 만에 폐지됐다.
통상적으로 재판부 구성원이 바뀌면 법규에 따라 재판을 갱신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새 판사가 사건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사안을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부장판사도 지난 2년간 진행된 대장동 재판은 주요 증거 조사 내용을 다시 검토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면 심리 기간도 그 만큼 더 길어져 재판지연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재판을 담당하는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재판장과 배석판사가 모두 유임돼 현 구성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사무분담으로 선거·부패를 담당하는 재판부와 경제를 담당하는 재판부를 각각 1부씩 늘렸다. 형사합의25부가 사실상 내란 전담재판부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에는 정재욱(30기)·이정재(32기)·박정호(32기)·남세진(33기) 부장판사 등 4명이 새롭게 배치됐다.
한편 법원장의 재판심리가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올해도 계속된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법원장은 민사62단독 재판부를 맡아 교통·산재 사건을 담당한다. 김대웅 서울고법 법원장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민사사건을 재판한다. 새 사무분담은 오늘 24일부터 적용된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