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에서 반려동물 장례까지?

2025-02-24 13:00:31 게재

마포구 ‘찾아가는 서비스’

장례지도사+운구차 지원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을 돌파했고 지자체마다 관련 정책을 진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서울 마포구가 장례식까지 지원해 눈길을 끈다. 마포구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마포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민들을 위해 이동식 장례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민이 희망하는 장소로 전용 차량이 찾아간다. 사진 마포구 제공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이 보편화되면서 전용 병원이나 보호시설은 많지만 현재 서울에는 동물 전용 장묘시설이 없다. 현행법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돼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동물 전용 장묘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여러 주민들이 사후 처리방법을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종량제봉투에 버리기 싫어 장례만을 위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장례비용 부담으로 인해 야산에 불법 매립하는 사례도 자주 발생해왔다. 실제로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동물 사체를 화장하지 않고 무단 투기하거나 불법 매립하는 비율이 58%가 넘었다.

마포구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서비스를 도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반려동물 전문 장례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반려동물이 사망하면 장례지도사가 전용 운구차와 함께 주민이 희망하는 장소로 방문해 사체를 수습하고 추모 예식을 진행한다. 화장은 전용 차량 안에서 하게 된다. 내부에 연기와 냄새가 나지 않는 화장로가 설치돼 있다. 유골함은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마포구 주민은 해당 서비스를 60% 할인받을 수 있다. 75세 이상 홀몸노인이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때는 무료로 장례를 치를 수 있다. 구는 이를 통해 주민들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줄이고 불법 매립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바른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마포구는 장례서비스와 함께 상암동 난지한강공원에 반려동물 캠핑장을 조성해 개방했다. 2863㎡ 규모다. 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우리동네 동물병원’ 등 다양한 반려동물 복지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동식 장례서비스를 통해 반려동물 장례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마포구는 ‘펫세권’ 1위 자치구로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문의 02-322-1004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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