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도대체 뭐지? 알아나 보고 할지 말지 결정하자구요.

2025-02-27 16:56:50 게재

이지논술학원 교육기고 시리즈

①논술, 도대체 뭐지? 알아나 보고 할지 말지 결정하자구요.

②논술 재능의 모먼트? 경쟁률 돌파하고 합격하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③논술 필요? 불필요? 딱 정해 드립니다.

④이런 로드맵 어때요? 상황별 논술 로드맵

대입 전형에서 ‘논술’ 시험은 그 특징과 채점 기준, 지원자 분포 등 그 모든 게 해마다 조금씩 바뀝니다. 한두 해로만 치면 조금 바뀌는 거지만 5년만 지나도 논술이란 간판만 그대로일 뿐, 다른 시험이 되어 있죠.

그래서인지, 학부모님과 수험생들이 논술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으면, ‘어 그건 예전 시험이거나 그냥 글쓰기지, 요즘 대입 논술 시험은 그렇지 않은데’라는 말이 바로 튀어나올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대입 논술 15년, 합격률 1위 강사로서 ’이거 나만 알고 있어도 되는 거야?’라는 논술 전형의 진실, 영업 기밀을 좀 공개해보려고 합니다.

숏폼의 시대, 논술도 구술 시험처럼

논술은 띄어쓰기 포함 짧게는 300자, 길어봤자 1000자 글을 써야 합니다. 1000자라고 하면, a3로 된 원고지를 가득 채워야 하죠.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글자 수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현행 논술 시험에서 가장 긴 글인 1000자라 해도 글쓰기 시험에선 잘 없는, 매우 짧은 글에 해당합니다. 짧은 문장으로 써도 문장 15개 정도면 1000자가 찹니다. 읽어 보면 딱 2분 30초 걸립니다. 면접관이 던진 조금 어려운 질문에 고심해서 답하는 정도죠.

이런 포맷은 깊이와 흐름을 담아낼 수 없습니다. 면접장에 왔다 생각하고, 질문(문항)에 대한 대답을 알기 쉽게 스토리텔링하는 게 중요합니다. 글을 디자인하지 말고,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하나의 말소리인 것처럼 이어지는 논리적 흐름을 구성하는 게 필수입니다. 그야말로 구술 시험인 것이죠.

합격하는 답안의 3요소

많은 학부모님들이 논술에서 창의성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시고, 학생들은 기교와 효과 같은 늘어지는 표현을 마치 글 잘 쓰는 것이라 착각하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합격하는 논술 답안은 육성으로 들었을 때 단박에 딱 이해되도록 하는 <선명한 논리>, <간결한 문장>, <잘 짜여진 흐름이 핵심>입니다.

대입 논술 시험이 학생들의 깊이 있는 논리력과 논증력을 평가하던 기조는 서서히 약화되더니 이제는 극소수의 학교에만 남아 있습니다. 10년 넘게 일관되게 문제는 쉬워지고, 글은 짧아지고 있습니다. 면접관 앞에서 학생 한명 한명 말로 답하지 않을 뿐 대학은 사실상 구술 시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험 운영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구술할 내용을 종이에 써 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 아이는 글을 써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하죠?

글은커녕 태블릿 덕에 글자도 잘 안 쓰는 게 요즘 세태입니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모든 학생이 글을 제대로 써 본 경험이 없습니다. 문제는 글자를 안 써봤다는 것이죠.

논술 채점시 글씨가 최근 몇년간 주요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식별 불가능한 글씨로 인한 실격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얘기가 대학에서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글씨가 안 좋은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채점자가 알아 볼 수 있도록 글자를 조금 반듯하게 써라”라고 10번 정도 얘기하면 답안에서만큼은 글씨를 알아 볼 수 있게 썼었습니다. 조금 느린 학생도 50번 얘기하면 해결됐고요. 학생도 강사도 고통스럽지만 100번까지 얘기하면 (10개월 소요) 실격 당하지 않는 글씨로 시험장에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습관으로 굳어져 있어 글씨체 자체를 바꿀 수는 없고요, 그냥 시험 답안을 쓸 때만 손이 좀 아프고, 손가락 한쪽이 발갛게 좀 패이겠지만, 시험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요게 잘 안 됩니다. 100번이 훌쩍 넘어가는데도, 손가락의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지 않는 학생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글을 써본 경험까지 필요없고요, 50번 정도 얘기하면 교정 가능한, 잔소리 수용력이 필요하지요.

경쟁률이 매우 높은데 로또 아닌가요?

논술 경쟁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별 다른 의미 없이 우주 상향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학생들은 합격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는데도, 실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지원하거나, ‘나 그 대학에서 시험 쳐봤어’라는 인증샷을 위해서 지원하기도 합니다. 학생들 스스로도 ‘이건 아니다’싶으면서도 기회를 날리면 손해라는 생각에 일단 지르고 봅니다. 이런 학생들이라면 무조건 떨어지고요, 놀랍게도 지원자의 80%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래도 나머지 20%는 남지 않느냐라고 생각하실텐데요, 핵심은 의미 있는 지원자가 얼마나 되는가입니다.

논술은 현행 입시체제에서 패자 부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신으로는 높은 대학 또는 인서울이 안 되고, 수능 정시로 하려니 수학이 겨우 3등급에 그치거나, 아예 4등급 이하라서 그리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야 논술을 고민해 봅니다. 거기다 요즘 이과 학과 지원자들이 더 실력 있지 않습니까?

정리해 보면 문과 논술 시험엔 공부를 좀 더 잘하는 이과 학생들은 참전할 수없고, 내신이 3점대 초반만 되어도 논술까지 돌아보지 못합니다. 게다가 수학이 1~2등급 나오는 학생들은 잘 오지 않는 시험입니다. 높은 경쟁률이 무색하게, 사실은 해볼 만한 경쟁자끼리의 대결이지요.

다음번에는 논술이 과연 재능과 관계 있는가, 높은 수시논술 경쟁률은 어떻게 돌파하는가에 대한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박문수 원장

박문수 원장

이지논술학원
송파내일 기자 twozero90@naeillm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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