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극항로 컨테이너항 키운다

2025-03-04 13:00:39 게재

중국선사가 물동량 주도

말련·인도선사도 타진

러시아가 북극항로에서 컨테이너 항만을 키우고 있다. 북극항로는 해빙 등 기후환경으로 연중 이용하기 어려워 정기적인 운송서비스를 해야 하는 컨테이너화물 운송은 저조한 상황이다.

미국의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은 3일(현지시각) “중국이 러시아 북극항에서 컨테이너운송량을 10배 늘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캡틴에 따르면 러시아의 북극항구인 아르한겔스크는 컨테이너 화물의 핵심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이 터미널에서는 중국 컨테이너 선박이 10회에 걸쳐 수출입 항해를 진행했다. 2023년 1회에 비해 10배 늘었다.

지난해 아르한겔스크항에서는 6m 길이 컨테이너 1만3500개(1만3500TEU)를 처리했다. 1년 전 380TEU보다 35배 증가했다.

아르한겔스크항의 컨테이너물동량 처리 증가 흐름은 최근 몇 년동안 북극항로 개척에 적극 나선 중국 해운기업들이 주도했다. 중국의 신신해운(NewNew Shipping Line), 이지 안전항운물류(EZ Safetrans Logistics)는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북극항로(NSR)를 따라 계절별 정기 노선을 열었다. 지난해 신신해운은 해당 항로에서 총 17회 항해를 완료했다. 올해는 아르한겔스크 항구에 도착하는 선박이 두배 늘어 최소 20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당국은 말레이시아와 인도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환경·정치적 이유로 북극에서 철수한 서방 해운기업들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덴마크의 머스크 등 유럽선사들이 북극항로를 시험 운항했다. 하지만 지금은 탄화수소 자원을 제외한 화물 운송의 약 95%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이뤄지고 있다.

아르한겔스크 항구의 전체 화물 처리량은 지난해 30% 증가해 약 600만톤을 기록했다. 현재 항구의 처리 능력은 1100만톤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

러시아는 아르한겔스크에서 70㎞ 떨어진 곳에 새로운 심해항을 건설하는 확장 계획도 진행 중이다. 최대 7만5000DWT(재화중량톤수) 규모의 대형 선박과 최대 5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가능한 모든 채널에서 우리 항구를 홍보해야 한다”며 “아르한겔스크가 가진 장점을 널리 알리고 모든 화물을 북극해 항로를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운송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국영 원자력공사 로사톰도 지난해 6월 중국 신신해운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북극항로를 통한 양국 간 연중 컨테이너 운송 노선을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로사톰의 북극 개발 특별대표인 블라디미르 파노프는 “우리의 주요 과제는 북극급 선박을 최대 5척 건조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연중 북극항로에서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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