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권리 스스로 지키며 더 나은 세상으로”
탁틴내일 30주년 행사서 청소년들 인권 소중함 한목소리
디지털 안전과 권리보호활동, 새로운 성교육 방향 모색
“유엔(UN)에서 정한 ‘세계인권선언’에 기초해 성적 권리를 포함한 모든 권리를 존중받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성장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선언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겠습니다.”

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권의 소중함을 외쳤다. 탁틴내일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탁틴내일은 1995년 창립 초기부터 청소년 성 인권과 성보호 운동에 힘써왔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희 신낙균 이미경 전 국회의원 △김민문정 여성연합 대표 △이광호 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이옥경 (사)밥일꿈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6일 고등학교 3학년인 박한별 학생은 “이번 비전 선언을 준비하면서 특히 인권 문제가 가슴에 와닿았다”며 “여성우월주의사상과 남성혐오적 시선이 페미니즘의 본래 좋은 의미를 해치는 경우가 상당수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탁틴내일은 1998년 ‘아우성’(아름다운 우리의 성)의 원년이라고 할 만큼 청소년 성교육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엣팍(ECPAT)을 통해 국제 연대로 대응하기도 했다. 도미니카공화국 라오스 베트남 등의 여성 청소년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다. 엑팟은 아동 성착취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비영리 단체 네트워크다.

이날 행사에서 탁틴내일은 ‘청소년의 연애 인식 및 성교육 수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내일신문 3월 6일자 ‘연애경험 뒤 갈등상담 대상 달라져’ 참조>
청소년 또래상담지기 활동 중인 박한별 학생은 “교제폭력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며 “사귀다가 다퉜다는 이유로 신체적인 폭력은 물론 언어적인 폭력을 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고 두려울 수도 있는데 자신의 고민을 저에게 알려준 만큼 최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신고하도록 하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래상담지기는 서울 노원구에서 노원청소년성상담센터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또래 상담 프로그램이다.
중학교 2학년인 한선우 학생은 “청소년들과 함께 모일 수 있어 기쁘다”며 “성적 문제나 교우 관계로 고민인 친구들이 많은데 함께 공감하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선우 학생은 앞으로 상담사가 되는 게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청소년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동반자로 성장을 돕는 늘 청소년 곁에 있는 탁틴내일이 되겠다”며 “청소년의 디지털 안전과 권리보호활동에 집중하고 SOFT(Safe Online For Teens) 캠페인을 전개하며 성교육의 새로운 방향 모색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탁틴내일은 7월 아동청소년성보호법과 함께 한 아동 성권리 옹호 운동의 역사를 출간할 계획이다. 또한 11월 20일 유엔 아동권리의 날 기념 국제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엣팍의 한국 지부이기도 한 탁틴내일은 아동성착취 관련 올바른 용어 사용을 위한 ‘룩셈부르크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한국에서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도 한다. 룩셈부르크 가이드라인은 아동성착취 관련 올바른 용어 사용을 위한 지침으로, 아동성착취 관련 인식을 개선하고 아동피해자의 2차 피해 예방이 목적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