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못한’ 청년백수 50만명 넘어서…통계작성 이래 최대

2025-03-12 13:00:04 게재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청년층 고용률 49개월 만 최대 감소

제조업·건설업도 고용 부진 이어져

전체 취업자수는 13만6000명 늘어

지난달 청년층(15~29세) 가운데 그냥 쉬었다고 답한 ‘쉬었음’ 인구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청년 쉬었음 인구가 50만 명을 넘긴 것은 2003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다. 청년층 고용률은 2021년 1월 이후 49개월 만에 최대치로 감소하면서 건설업과 제조업 경기 둔화와 함께 청년 고용도 얼어붙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50만 40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6만1000명 급증했다. 이 수치가 50만 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쉬었음’ 인구는 일을 하거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고 있는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청년 고용률도 부진 = 2월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전년 동월 대비 1.7%p 감소했다. 청년 고용 감소폭도 2021년 1월(-2.9%p) 이후 최대치다. 청년층 실업률은 7%로 2023년 3월(7.1%) 이후 23개월 만에 최대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신규 채용에서 경력직 선호도가 증가하고 수시채용이 증가하는 것 등이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17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 6000명 증가했다. 지난달 13만 5000명이 증가했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건설업과 제조업,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가 이어졌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0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만 7000명 감소해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취업자도 전년 동월 대비 7만 4000명 감소하며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6만5000명 감소하며 지난해 3월(-1만4000명)부터 이어진 감소세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은 제조업과 도·소매업이 청년층 취업자 비중이 높은 분야인 만큼, 두 업종의 고용 감소가 청년 고용 위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취업자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의 분야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의 경력직 선호 경향, 수시채용 증가 등도 청년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건설업도 고용한파 = 한편 전체 취업자 수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내수 부진 영향으로 건설업과 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선 고용 한파가 지속됐다. 특히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신입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청년층의 고용난은 심화됐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17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6000명(0.5%) 증가했다. 월간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마이너스(-5만2000명)를 기록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1월(13만5000명)과 2월(13만6000명)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연령 계층별로 보면 15~29세(-23만5000명), 40대(-7만8000명), 50대(-8000명)에서는 취업자수가 줄었다. 반면 30대(11만6000명)와 60세 이상(34만2000명)에서는 취업자수가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19만2000명),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8만명), 정보통신업(6만5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건설업(-16만7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및임대서비스업(-7만4000명), 제조업(-7만4000명), 도소매업(-6만5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줄었다. 임금 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23만3000명, 임시 근로자는 3만6000명 증가했지만 일용 근로자는 9만2000명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만6000명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3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61.7%로 전년 동월 대비 0.1%p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8.9%로 0.2%p 올랐다. 하지만 15~29세 고용률은 44.3%로 1.7p 하락했다. 2021년 2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월 실업자 수는 9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5000명(2.7%) 증가했다. 실업률은 3.2%로 전년 동월과 동일했다. 15~29세 실업률은 7.0%로 0.5%p 상승했다. 청년 실업률이 7%를 넘어선 건 2023년 3월(7.1%) 이후 처음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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