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연회비 8만원’ 개척한다
범용-프리미엄 사이 공략
현대카드가 새로운 니치 마켓(niche market) 공략을 위한 신상품을 내놨다. 범용 신용카드와 프리미엄 신용카드 사이에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카드는 12일 ‘현대카드 써밋 CE’ 카드를 출시했다. 지난해 5월 선보인 프리미엄카드 ‘현대카드 써밋’ 후속작이다. 써밋의 연회비는 20만원이지만 이날 출시한 써밋 CE는 8만원이다. 앞서 현대카드는 연회비 8만원인 신용카드 ‘부티크’ 를 공개한 바 있다.
그동안 신용카드 시장은 연회비 3만원 이하의 범용카드 시장과 15만원 이상인 프리미엄카드로 양분돼 있었다. 신용카드사들이 지출이 많은 소비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각종 상품을 출시하면서 중간지대인 연회비 5만~10만원대 상품은 멸종 위기였다. 현대카드는 오히려 이 시장에 주목했다.

신용카드포털인 카드고릴라가 현재 회원을 모집중인 신용카드 1214종을 조사한 결과 연회비 3만원 이하의 신용카드는 978종(80.5%)에 달했다. 반대로 15만원을 초과하는 카드는 93종(7.7%)로 집계됐다. 중간 지대인 3만~5만원(8.6%), 5만~10만원(2.1%), 10만~15만원(1.2%) 순으로 나타났다. 5만~15만원 시장은 미개척지다. 현대카드는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으로 연회비 5만~10만원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소외된 틈새를 메울 수 있는 캡-필러(Gap-Filler)가 될 수 있다”며 “프리미엄카드는 부담되지만 범용카드보다 더 많은 혜택을 기대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갭-필러는 방송이나 통신 등 수신도가 좋지 않은 지역에 전파를 증폭시켜 수신 상태를 개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소외되던 영역에 자원을 투입한 뒤 효율성을 증대시킬 때 쓰인다.
서밋 CE 카드는 주요 백화점과 주유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으로 5만원 상당의 크레딧을 제공한다. 할인권이 싫다면 7만M포인트를 선택하면 된다. 교육·의료·여행·골프 업종에서 매월 결제 금액의 5%를 최대 1만M포인트까지 적립해주고, 그 외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 금액의 1.5%를 ‘한도 없이’ 적립해준다.
부티크는 ‘코퍼(Copper)’ ‘사틴(Satin)’ ‘벨벳(Velvet)’ 3종으로 구성된다. 호텔이나 여행 외식 업종에서 5만 크레딧 또는 7만 M포인트를 선택할 수 있다.
연회비 8만원 중 5만~7만원 가량을 매년 돌려받는 형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회원들의 신용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꼭 필요한 혜택만 골라 담아 합리적인 연회비를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