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필요? 불필요? 딱 정해 드립니다.
이지논술학원 교육기고 시리즈
①논술, 도대체 뭐지? 알아나 보고 할지 말지 결정하자구요.
②논술 재능의 모먼트? 경쟁률 돌파하고 합격하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③논술 필요? 불필요? 딱 정해 드립니다.
④이런 로드맵 어때요? 상황별 논술 로드맵
일부만 참전하는 경쟁, 논술
대입 논술 전형은 수능·내신 같은 무한 경쟁이 아닙니다. 내신이 좋아 학종·교과로 인서울이 가능한 학생은 논술이 필요 없습니다. 또 수능 모의고사가 인서울 수준으로 꾸준히 나오는 학생도 논술을 준비하지 않지요.
지역적으로도 제한 경쟁입니다. 수도권 아니면 논술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경기도만 돼도 주변에 논술 공부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논술 준비는 소외됩니다. 서울 강북만 해도 한강에서 가까운 지역 일부 고교에서만 논술을 제대로 대비하려고 합니다. 사실상 강남3구와 목동 등에서나 논술을 정조준하고 준비하지요.
특목고와 자사고도 논술에 참전하지 않습니다. 내부 경쟁을 통해 학종으로 대학을 가죠. 대학이 성에 안 차면 차라리 재수·반수를 합니다. 재수생도 정시 위주로 공부하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은 고3 때 논술을 해봤던 경우가 많습니다.
탁월한 결과를 내는 전형이 논술이라니
이과 쏠림이 심해지면서 문과 논술은 좀 더 헐거운 경쟁이 돼 버렸습니다. 입시를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 아니냐고요? 가르쳐보면 매년 지난해 합격자보다 조금 부족한 학생이 이번 해에는 합격합니다. 전반적으로 논술에 진입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낮아져서 그렇지요. 2020년 이후부터는 공부에 열의가 어느 정도 있는 학생이라면 논술이 어김없이 탁월한 결과를 내는 전형이 됐는데, 대중은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 논술 공부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그리고 논술을 어차피 지원해야 할 상황이라면 진작에 고3 올라가는 겨울부터 논술을 배우는 게 좋습니다. 수능을 치고 나서야 논술 시험 직전 기출 문제를 펼쳐보는 학생들도 많고, 9월 원서 접수 하고서야 논술 학원을 잠깐 다니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미 많이 늦은 때이지요. 논술을 준비한다면 늦어도 봄을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시험 치기 전에 배우는 학생, 먼저 시작하는 학생이 이기는 게임이니까요.
모고 기준 수학 1~3등급이면 수능 정시 / 4등급이면 논술
지금까지 지속해서 모의고사 수학이 1~3등급이면 정시에 집중하는 게 맞습니다. 논술이 굳이 필요 없습니다. 그런데 4등급부터는 다릅니다. 수능에서 수학이 4등급이 나오면 정시로 서울 19개 대학은 매우 어려워집니다. 국어·영어·탐구가 우수하고, 수학이 3등급에 붙어 있는 4등급이 나오면 가능하긴 하죠. 결국 수학 4등급부터는 논술을 해야만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4등급이 나오면 문제가 되는 건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수학이 기준이 되는 이유는 수학의 공부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고3이 되어 1년 바짝 공부한다고 따라 잡을 과목이 아닙니다. 반면 해야 할 공부량만 보면 영어나 탐구는 지금 좀 부족해도 앞으로 하기 나름이지요. 수학이 할 게 많다 보니 수학을 먼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고1, 고2 때 이미 했어야 하는 일입니다. 그걸 뒤늦게 고3 때 할라치면 남들 3년 걸려 했던 일을 1년 만에 해치우겠다는 건데, 수학 영재여야 가능한 일이죠.
‘우리 집은 재수가 당연’ 정시 / ‘올해 입시를 끝내야 해’ 논술
수학을 먼저 잡겠다면 고3은 수학 몰의 해로 보내고, 전체 입시 일정을 재수로 향방을 잡아야 합니다. 수학이 부진한 건 수학적 재능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고교 어느 시절엔가 공부를 아예 놔버리는 인간적인 삶을 살다보니 벌어진 일일 겁니다. 그런 학생이 현역과 재수, 2년 동안 꾸준하게 학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잡는 것보단 공부를 장기간 끌고 갈 꾸준함이 부족했던 만큼 올해 안에 입시를 끝낼 계획을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그러기엔 논술만 한 답이 없지요.
내신 3.3까지는 학종 / 그보다 안 좋으면 논술
일반고 내신 4등급이면 학종·교과는 지방 사립대를 가야 합니다. 인서울 하려면 논술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3점대입니다. 3점 초라면 학종·교과로 가능한 대학을 해당 고교 측에 요청해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 대학들이 맘에 든다면 내신에 더욱 집중하면 됩니다. 이 경우 논술은 필요 없습니다. 반면 내신으로 가는 대학이 도저히 맘에 들지 않는다면 논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생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교사나 사설 컨설턴트가 다소 부풀려진 가능성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학생도 마냥 높은 대학만 쫒지 말고, 감당해야 할 노력과 스트레스를 고려해 학종으로 갈 수 있는 그 대학을 웬만하면 받아들이는 게 좋습니다. 그게 안 될 때 논술이 필요합니다.
‘국어 성적’, ‘글짓기 능력’ 은 기준이 아님
국어 성적으로 논술 공부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 국어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공부를 잘 하거나, 머리가 좋은 학생입니다. 그냥 모든 입시에 유리한 경우이지, 그것이 꼭 논술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국어 성적이 낮은데 논술해도 되나’ 걱정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럼 논술이 아닌 학종·교과·수능은 상대적으로 괜찮을까요? 국어 성적이 낮을 만큼 공부가 부진했기 때문에 교과·학종·정시로 좋은 대학이 어려워졌고 논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논술은 그렇게 내신이나 수능에서 밀려난 학생들간의 경쟁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어 성적이 낮은데도 논술로 최상위 대학에 합격한 사례는 많습니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
논술 공부를 하는 데 있어 필요한 덕목은 태도입니다. 매일 새벽 2~3시에 자거나, 패드와 폰에서 한시도 눈을 못 떼거나, 공부를 안 할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공부를 하게 되면 걱정 때문에 삶이 극심하게 우울해진다면 입시 자체를 치르기 어렵습니다. 지난 과오를 뒤로 하고, 적어도 고3 때만큼은 공부란 것을 해보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수능 수학이 4등급 이하, 내신 3.3 이하, 올해 입시를 끝내고 싶은 서울 거주 수험생이라면, 그리고 학생에게 공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에게 가장 필요하고 유용한 입시 전략은 논술일 겁니다.
박문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