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도 전문가처럼’…‘고급 등산화’ 열풍
코로나19 이후 준전문가급 등산객 증가 … 최적의 등산 경험 위해 고급 장비 수요 증가
아웃도어 시장에 프리미엄 등산화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유입된 초보 등산객들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준전문가 수준의 등산객이 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발달한 등산 SNS와 커뮤니티에서 전문 장비에 대한 정보 교류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실제 산림청의 ‘등산 등 숲길체험 국민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성인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숲길체험을 즐기는 인구가 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백패킹이 가능한 장거리 트레일 수요가 높아져 2026년에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장거리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849km 길이 ‘동서트레일’이 조성될 예정이다.
국내 등산화 시장은 시기별로 진화해왔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초보 등산객을 겨냥한 가성비 등산화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다양한 등산 코스를 즐기는 준전문가급 실력을 갖춘 소비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고급 등산화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이에 아웃도어 업계는 변화하는 등산화 수요에 발맞춰 퍼포먼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고기능성 등산화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기능성과 스타일에 균형을 맞춘 등산화가 시장을 주도했다. 구매 주기가 긴 등산화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일상에서도 신을 수 있도록 스타일을 살려 등산 장비에 입문하기 용이하게 한 것. 특히 코로나 이후 아웃도어와 일상 경계없이 실용적이고 트렌디하게 착용할 수 있는 ‘고프코어’(Gorpcore)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등산화를 일상에서 신는 문화가 힙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기능성과 스타일을 결합한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네파는 산에서만 착용이 아닌 다양한 TPO에 착용할 수 있도록 투박한 색상에서 벗어나 미니멀한 샌드컬러를 적용한 ‘칸네토 고어텍스 II’를 선보였다. K2는 등산화와 러닝화 장점을 결합한 ‘플라이하이크’를 노스페이스는 하이킹과 트레킹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서 활용 가능한 ‘에너지 테크 컬렉션’ 등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아웃도어 활동 전문화로 등산 퍼포먼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문 장비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등산화도 기술력을 강조한 고급 등산화가 시장을 선도하게 됐다. 단순한 가격대비 성능을 넘어 만족감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급부상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25일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네파는 봄·여름을 맞아 자사의 대표 등산화 ‘칸네토’ 시리즈 최고 사양을 자랑하는 ‘칸네토 트랙션 엑스퍼트’를 새롭게 출시했다. 칸네토는 올해 기준 누적 판매량 28만족을 돌파한 네파 대표 등산화다. 2019년 등산 입문템으로 사랑받은 1세대 칸네토 ‘고어텍스 미드컷Ⅰ’을 시작으로 점차 전문화되는 등산화 수요에 맞춰 기술혁신을 주도해왔다.
이번에 출시한 ‘칸네토 트랙션 엑스퍼트’는 험한 경사와 돌길이 많은 코스에서 4~7시간이 소요되는 중거리 산행을 위해 특별히 설계했다. 내구성과 통기성이 뛰어난 ‘누벅가죽’과 발수성이 우수한 미국의 고강도 원사 ‘스펙트라’를 적용해 가볍고 강한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접지력을 최대 25% 높이는 고성능 고무 컴파운드 ‘트랙션 러그’는 미끄러운 진흙길에서도 안전한 보행을 돕는다. 아치 서포트와 충격 흡수존이 있는 오솔라이트 인솔은 장시간 산행에도 편안한 착화감을 유지해준다.
네파 브랜드 관계자는 “변화하는 등산 트렌드에 맞춰 칸네토도 방수기능부터 접지력, 장시간 산행 최적화까지 소비자 요구를 고려해 진화를 거듭해 왔다”며 “올 봄·여름 새롭게 출시한 ‘칸네토 트랙션 엑스퍼트’는 진정한 등산의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기술 집약적 프리미엄 등산화로 네파 기술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2도 중등산화 ‘패트릭’을 선보이고 프리미엄 등산화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패트릭은 K2만 독자 기술인 ‘엑스그립’ 아웃솔을 탑재해 화강암이 대부분인 국내 산악 지형에서 최상 접지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발의 안전성을 고려해 설계된 신끈형 등산화로 하산 중 발 흔들림을 잡아주는 패치형태 오버레이를 더해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미드솔에는 안쪽과 바깥쪽이 바람이 통하는 채널길 형태로 설계된 고어텍스 서라운드 소재를 적용해 전방위 투습 기능을 제공한다.
블랙야크도 중·장거리 산행을 위한 테크니컬 등산화 ‘퀘스트 GTX#1’을 선보였다. 블랙야크 기술력을 담아 제작한 아웃솔과 최적 접지력을 구현한 러그 디자인은 산행 중 균형감과 안전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했으며 고객 특성에 맞게 탈착 가능한 인솔을 적용해 활동 목적에 맞게 커스텀해서 착용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문적인 등산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등산화 선호도 단순 가격 대비 성능에서 만족감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가심비 제품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에 난이도가 높은 산에서도 등산 퍼포먼스를 극대화해주는 고기능성 등산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