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장녀, 외교부·국립외교원 특혜채용 의혹”
한정애 “자격 미달인데도 합격”
시민단체도 공수처에 고발하기도
조태열 “경력기간 산정기준 달라”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 모씨가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기간제와 외교부 정규직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시민단체는 심 총장 딸의 국립외교원 채용과정, 장남의 장학금 수령 과정에서 특혜가 이뤄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수사처에 심 총장 등을 고발했다. 심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취소 선고에 대해 즉시항고를 포기해 민주당으로부터 탄핵 대상자로 지목됐다.

24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립외교원의 기간제 연구원 채용과정에서 자격미달인 심 총장의 딸이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립외교원의 기간제 연구원 채용 공고에서는 자격 요건으로 ‘해당 분야의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분야 근무자’이면서 전공으로는 ‘교육학 인문학 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학 등’을 명시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심 모씨는 공고가 나왔을 당시 석사학위 취득 예정자 신분이었고 2년 이상 관련분야에서 근무하지도 않았다. 대학원에서의 전공분야는 ‘국제통상, 국제협력, 국제지역학, 한국학, 국제 개발’이었다.
한 의원은 “자격 요건 미달이면 대개 서류 심사에서 걸러져야 되는데 (심씨가) 통과된다”며 “심 씨가 채용됐을 당시 국립외교원장으로는 박철희 현 주일대사가 재직 중이었고, 박 대사는 심 씨가 대학원에 재학했던 당시 교수였다. 심씨가 대학원에서 박철희 교수의 과목을 수강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주에 도쿄에 가서 (박철희) 주일대사를 만났는데 아는 바 없는 사람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또 한 의원은 심 씨가 올해 2월 외교부 외교전략본부 외교정보기획국의 공무직 공모에 최종합격한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외교부 외교전략본부 외교정보기획국은 정책 조사와 군사·방산 부문 나급 연구원을 각 1명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냈고 면접까지 진행, 최종 1명을 선발했지만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돌연 불합격처리했다. 그러고는 지난 2월 외교전략본부 외교정보기획국의 외교정보 1과에서 정책조사 분야의 나급연구원을 채용한다고 ‘재공고’를 내면서 자격요건을 ‘경제 분야’에서 ‘국제정치’ 분야로 바꾸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심 씨는 자격요건인 ‘해당 분야 실무경력 2년 이상인 자’의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게 한 의원의 주장이다. 한 의원은 “아무리 봐도 (심씨의) 해당 분야 실무 경력이 2년은 안 된다”며 “국립외교원에서는 8개월 근무했다”고 했다.
조 장관은 “경력 기간 산정 기준이 우리가 파악하는 것과 한 의원이 말한 것이 달랐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립외교원은 “검찰총장 자녀는 국민외교아카데미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기간제 계약직 연구원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채용됐다”며 “채용 당시엔 부친이 검찰총장 직위에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국립외교원에서 공공외교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운영하는 국민참여 외교 교육 프로그램인 국민외교아카데미는 과정 운영 보조인력 1명을 매년 블라인드 공개채용 원칙에 따라 채용했다”고 했다.
외교부 공무직 채용과 관련해 외교부 등에 따르면 1차 공모 지원이 너무 적은 데다 서류전형 통과자의 자격과 역량이 충분치 않아 2차 공모를 실시했고 2차 공모에서는 ‘국제정치’로 지원 자격을 넓혔으며 심 총장 자녀가 월등한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문재인정부 인사에 대해서는 윤석열정부가 검찰에 고발하고 수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택배회사 감사 취업과 관련해 아직도 실장이 수사 받고 있다”며 “심우정 총장의 장녀 취업과정은 누가 봐도 수상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한편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14일 심 총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면서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현직 검사장(인천지검장)이던 심 총장의 장녀를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한 것은 박 전 국립외교원장이 공직자로서의 편의를 바라고 제공한 뇌물로 볼 수 있다”며 “심 총장은 장남이 한성 노벨 장학금 지원 당시 검찰 핵심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에 이어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를 지내고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심 총장의 인사청문회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심 총장의 딸이 11대 1의 경쟁력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된 점과 인문계 학생인 심 총장의 장남이 자연계 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한성 손재한 장학회’에서 후원하는 장학금을 받은 것을 ‘특혜 의혹’으로 지적했다. 당시 심 총장은 “특혜는 아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외교부 채용과 관련해서는 외교부에서 자세하게 설명한 것처럼 검찰총장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채용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청문회 때 지적된 내용은 당시에도 사실 무근이라고 충분히 소명됐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박준규·김선일·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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