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사법부 흔드는 국민의힘
서부지법→헌재→서울고법 잇달아 공격
“판사 공격, 보수정당으로서 잘못된 행태”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연신 사법부를 겨냥한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부지법→헌법재판소→서울고법으로 표적을 바꿔가면서 사법부 흔들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판사들을 공격하는 건 보수정당으로서 잘못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자, 여권은 27일 사법부 공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 투톱인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앞장서 항소심 재판부를 공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권순일 대법관의 과거 이재명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 강규태 판사의 무기한 재판 지연, 유창훈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 김동현 판사의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 등 법원은 결정적인 고비마다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이재명을 살려줬다”며 판사들의 이름까지 짚어가면서 사법부를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사람이 모두 우리법연구회고, 이 정도면 ‘우리법연구회 카르텔이 존재한다’는 시중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고도 밝혔다.
국민의힘의 사법부 공세는 탄핵 정국에서 유독 거칠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헌재를 항의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히 악행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편향성과 불공정, 무능과 졸속은 국민적 공분을 초래하고야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죽하면 헌재의 반역사적·반헌법적 행태를 보다 못해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하다’라는 목소리가 법조인 사이에서 나오고, ‘정작 탄핵해야 할 대상은 헌재’라는 국민적 목소리 나오겠느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에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도 공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판사까지 집단광기에 휩싸이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영장에 기재한 형사소송법 제110·111조 배제 문구는 판사로서의 기본 소양마저 의심스럽게 한다”고 판사를 폄하했다.
대표적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의 ‘사법부 흔들기’는 ‘스스로 보수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판사들을 공격하는 게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국민의힘의 잘못된 행태라고 생각한다”며 “보수의 핵심 가치가 뭐냐. 법치주의다. 법치주의의 핵심은 뭐냐. 사법부의 독립, 사법부 판결의 존중이다. 최소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그러나 법리적으로 이러이러한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얘기한다면 모르지만 늘 메시지를 공격할 게 없으니까 메신저를, 재판관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