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이재민들…일상회복 대책 시급

2025-03-31 13:00:27 게재

경북도, 이재민 지원 총력

임시주택 100호 우선설치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28일까지 149시간 경북 북동부지역을 초토화시키고 진화됐다. 이제는 피해복구와 주민들의 일상회복의 시간이다. 산림피해는 고사하고 당장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삶은 막막하다. 농번기가 시작됐으나 농토와 농작물이 불타버려 보금자리는 물론 일터와 먹거리도 잃어버렸다.

산불피해 이재민에 모듈주택 설치 경북도는 30일 안동시 일직면 마호한길 43-26 권정생 동화나라 마을에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이 임사거주할 모듈 주택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제공

◆경북 전소된 주택만 3369가구 =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장 이뤄지진 않는다. 지난 2022년 울진산불 당시 이재민이 일상을 회복하는데 걸린 시간이 1년여 정도 걸린 것을 감안하면 주민들의 고통은 이제 시작이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의성 안동 청송 영덕 영양 등 5개 시·군의 산불영향구역은 4만5157ha에 이르고 시설물 피해도 4462개소에 달한다. 전소된 주택만 3369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 1월 7일부터 31일까지 발생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 피해면적 2만3200㏊의 2배 정도다. 또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2만3913ha), 2022년 3월 경북 울진·강원 강릉·동해·삼척 산불(2만523ha)피해 기록도 깼다.

산불피해에 따른 대피주민은 3만4816명이었다. 이 가운데 3만1043명이 귀가했고 3773명이 체육관 등 임시 대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안동이 1978명이고 영덕이 726명이다.

경북도는 보금자리를 잃은 피해주민의 주거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해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도는 공공기관 연수시설과 호텔 등에 이재민 숙소 43개소를 확보, 현재 639명의 이재민들이 일시 거주하도록 했다.

또 농사철인 만큼 일상생활과 생업을 지원하기 위해 거주지 인근에 긴급주거시설인 모듈러 주택을 설치한다. 30일 오후 안동시 일직면에 40호를 설치했고, 안동 등에 100호를 설치할 방침이다.

도는 입주를 희망하는 입주민 전원에게 긴급주거시설을 순차적으로 공급해 이재민들이 집을 지을 때까지 1년 정도 생활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대피주민에게는 매트리스 담요 의류 등 생필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대피 주민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재난현장 중심의 의료지원 체계도 가동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농사철인데 대피시설인 체육관에서 먼 거리에 있는 생활 터전까지 농사를 지으러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이재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빨리 생활 터전 가까이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울산 이재민 대책 발표 = 경남도 30일 이재민 대책을 발표했다. 산청과 하동 지역 산불피해주민 약 1만 명에게 한 명당 3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또 정부 지원금, 성금 등을 피해 주민에게 전달한다. 이 밖에도 현장응급의료와 심리상담을 이어가고, 주택이 불에 탄 가구에는 임시조립주택을 제공한다.

산청 산불은 발생 10일 만인 30일 오후 1시 진화됐다. 산청 산불로 2158명이 대피했다. 진화대원 3명과 창녕군 공무원 1명이 불을 끄다 목숨을 잃었고, 10명이 다쳤다.

울산시도 울주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만큼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와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조했다. 울산시와 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온양읍 운화리와 대운산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로 931㏊의 산림이 전소하고 350명이 넘는 주민들이 대피했다. 축구장 1304개 크기로 울산 지역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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