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트럼프관세에 금펀드 몰려
1분기 192억달러 투자
투자자들이 금펀드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초래할 경제적 충격을 우려하면서다.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금값은 1일(현지시각) 1트로이온스(약31.1g)당 3114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1분기 17% 넘게 상승했다. 1986년 이래 가장 높은 분기 수익률이다. 세계금협회(WGC) 선임애널리스트 크리샨 고폴은 FT에 “경제 불확실성으로 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현재 시장의 일반적인 심리는 리스크를 털어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은 1분기 금ETF에 192억달러를 넣었다. 스탠더드차터드은행에 따르면 이는 팬데믹 이후 최대액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투자자 포트폴리오 내 현금비중은 5년 만에 최대치다. 불안심리가 커졌다는 의미다.
FT는 “지난 수년간 금을 매입한 주요 주체는 각국 중앙은행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ETF로 현금유입이 급증한 것은 경제와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스탠더드차터드 금속애널리스트 수키 쿠퍼는 “금ETF 급등은 최근 수주 동안 금 관련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다른 자산들이 낮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경제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와 겹치면서, 금ETF로의 현금 유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러 은행들은 올해 말 금값 전망을 속속 상향하고 있다. 맥쿼리는 올해 금 1온스당 35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도 인기다. 미국채 가격 역시 관세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상승하고 있다. 국채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일 4.13%로 하락했다. 올해 최저치에 근접했다. 독일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급등했다. 독일정부가 대규모 지출계획을 마련하면서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2.7% 아래로 하락했다. 3월초 이후 처음이다.
아비바인베스터스의 멀티애셋 대표 서닐 크리슈넌은 “관세로 미국경제 둔화가 예상되면서 각국 국채가 리스크를 줄이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