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화해·포용의 4.3정신, 나라 하나로 모으길”
한덕수 권한대행, 제주 4.3 추념식 참석
“4.3 추모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책무”
“추가 조사 올해 마무리, 세계유산 등재 노력”
“모두가 희생자이기에 모두가 용서한다는 뜻으로 모두가 함께 이 빗돌을 세우나니, 죽은 이는 반드시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아라.”(제주 영모원 위령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3일 “‘제주 4.3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며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개최된 3번의 4.3추념식에 모두 참석했다. 두번은 윤 대통령이 불참한 자리를 채웠고, 이번엔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참석하게 됐다.
한 권한대행은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에게 위로를 건네며 “4.3사건은 냉전과 분단의 시대적 아픔 속에서 수많은 분들이 무고하게 희생된 우리 현대사의 큰 비극”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4.3 이후 희생자들이 걸어야 했던 형극의 길을 되짚으며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완전한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노력, 추가 진상조사 올해 내 마무리,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설,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에 더 힘쓰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한 권한대행은 특히 민간 희생자뿐만 아니라 군인과 경찰 희생자를 함께 추모하는 제주 영모원 위령비 글을 소개하며 ‘화해와 포용의 4.3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제주도민 여러분은 이러한 정신으로 지금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제주를 이루었다”고 치하했다.
한 권한대행은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는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국민적인 통합이 매우 절실한 때다. 4.3정신을 더 큰 평화의 물결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또 “정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