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제의 강력한 효과, 지정 후 변화는
해제 후 39일간 거래량 353건, 해제 직전보다 3.6배 … 확대재지정 후 거래량 9건 불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지정된 후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됐던 2월 13일 이후 거래량이 급등했다가 재지정된 3월 23일 이후 다시 줄어든 거래량을 분석해 규제 효과를 들여다봤다.
7일 직방이 분석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다음날인 2월 13일부터 재지정 직전인 3월 23일까지 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39일동안 서울 전체 매매 거래량은 9665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직전 39일간(2025년 1월 4일~2월 11일) 거래량(4559건)보다 2.1배 많은 물량이다.
해제 이후 39일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53건으로 해제 직전(99건)보다 3.6배 많았다. 신고가 거래도 해제 이후 84건으로 해제 직전보다 6.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신고가 거래가 2.3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토지거래허가 해제 지역 거래량이 얼마나 급등했는지 알 수 있다.
해제 이후 39일동안 송파구 잠실동은 135건이 거래됐다. 리센츠가 38건, 잠실엘스 34건, 트리지움이 30건이다.
해제 대상지역의 주 단위 기간별 거래량을 살펴보면 대상 초기 급증한 후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해제 직후 1주일, 총 122건의 아파트가 거래되며 해제 효과를 키웠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기다리던 수요자들이 즉각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66건, 57건, 47건, 26건으로 거래 건수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한 3월 23일 이후 거래량은 급격하게 줄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시행일인 3월 2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629건이었다.
이 중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 4개구 거래는 총 9건에 그쳤다. 강남구 8건, 송파구 1건, 서초구와 용산구는 2주간 거래 신고가 단 한건도 없었다.
강남구 8건 중 6건은 대치동 은마아파트(3건), 개포동 우성2차(1건), 압구정동 한양1차(1건), 현대2차(1건) 등 기존에도 허가 대상이었던 정비사업 단지였다. 송파구는 잠실 우성아파트 전용 131㎡ 1건만 거래 신고됐다.
다만 경매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 대상 지역 내 물건에 대한 수요가 몰리는 등 상급지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인기 지역은 공급 부족과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조정기 속에서도 강한 가격 방어력을 보이고 있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단기적으로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상급지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상승 흐름이 나타날 여지도 있다”며 “이번 조정이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지 추세적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