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BC 초고층 계획 변경될까

2025-04-07 13:00:11 게재

투자환경 등 급변

이달 변경안 논의

강남구 삼성동 GBC를 둘러싼 서울시와 현대차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시에 따르면 양측은 이달 중 협상조정협의회를 열어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GBC(Global Business Center) 개발계획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시, 현대차그룹 관계자와 도시계획 건축 교통 환경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시 안팎에서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은 사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우리 기업들 수출 여건에 빨간불이 켜졌고 미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 역시 어려움에 처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약 30조7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초고층 건물을 올릴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변수는 부동산 시장이다. 시는 최근 해제했던 GBC 일대 토지거래허가제를 다시 지정했다. GBC 공사가 재개되고 삼성역 일대가 들썩일 경우 주변 대치 도곡 개포 청담 역삼 일대 집값이 또다시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통합 사옥을 105동 1개층에서 54층 3개동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GBC 개발계획안을 시에 제출했다. 지난 2014년 10조5000억원을 들여 한전 본사가 있던 땅을 매입했다.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에 서울시는 용적률을 800%로 높여주는 등 혜택을 부여했고 그에 상응하는 공공기여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초고층 대신 층수를 낮춘 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시와 갈등이 발생했다. 시는 당초 계획이 바뀐 만큼 공공기여 금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안에 GBC 건설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달에는 시의 요구를 수용해 대규모 녹지 공간을 만들고 지역과 연결하는 방안까지 추가로 공개했다.

시 관계자는 “초고층이든 54층이든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고려해서 인허가를 늦춘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공공기여 금액 수정은 여타 대규모 정비사업과의 형평성 등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인 만큼 원만한 협상을 통해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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