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견제’에 ‘조선 빅3’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 확대

2025-04-09 13:00:02 게재

HD현대 ‘미국 진출’, 한화오션 ‘심해시추’, 삼성중 ‘운반선’

한국 3월 세계 선박발주량 55% 수주 … 중국 제치고 1위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빅3’로 불리는 국내 대형 조선기업들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분위기에 올라타며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선박생산성 향상 및 첨단조선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의 ‘해양항공우주 전시회(SAS 2025)’에 참여한 양사는 7일(현지시간) 전시회장 안에 마련된 헌팅턴 잉걸스 전시관에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와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조선소 사장 등이 참석한 체결식을 가졌다.

주원호(오른쪽)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와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조선소 사장이 7일(현지시간)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 HD현대 제공

HD현대에 따르면 헌팅턴 잉걸스가 미시시피주에 운영하고 있는 잉걸스조선소는 미 해군이 최근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 물량의 3분의 2를 포함 대형 상륙함과 대형 경비함 전량을 건조하고 있다.

양사는 각 사가 보유한 함정 건조 분야 전문성과 역량을 결합해 선박건조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건조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조선소 구축을 위한 공정자동화와 로봇·인공지능(AI) 도입,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도 함께 추진하고 공동투자도 검토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이번 해양항공우주 전시회에서 미 해군용 경량 군수지원함에 대한 설계 인증을 위해 미국 ABS선급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미국 대표 방산 기자재 업체인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는 미국 현지 공급망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는 미국 함정시장 진출을 위해 한걸음씩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일엔 방산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AI기술기업 안두릴인더스트리와 무인수상정 개발과 시장진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HD현대 함정기술연구소는 최근 미 해군연구소와 차세대 첨단함정설계 등 함정분야 공동연구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 진출에 한 발 앞서간 한화오션은 심해시추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8일 거제사업장에서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브라질 해양시추 전문기업 콘스틸레이션, 한화오션 드릴십 운영사 한화드릴링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화오션이 건조한 차세대 드릴십에 대한 명명식을 가졌다. ‘타이달 액션’으로 명명된 드릴십은 수면에서 최대 12㎞ 깊이까지 시추할 수 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한화드릴링 드릴십 ‘타이달 액션’호의 시운전 모습. 사진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은 지난해 2월 회사가 보유한 드릴십을 운영하기 위해 한화드릴링을 설립하고 드릴십을 자체 운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화드릴링은 지난해 파트너십을 체결한 브라질 해양시추기업 콘스텔레이션과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브라질 해역 시추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콘스텔레이션은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프레로브라스와 장기 용선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 해양사업부 필립 레비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드릴십을 인도하며 해양시추사업에 본격 진입하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기술 경쟁력과 전략적 비전을 바탕으로 해양에너지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다양한 선종을 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원유운반선 모습. 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은 8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원유운반선 4척을 4778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선박은 2028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총 22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98억달러)의 22%를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 셔틀탱커 9척, 에탄운반선 2척, 원유운반선 4척 등 16척이다.

지난달 아시아지역 선주에게 수주한 에탄운반선은 셰일가스와 같은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에탄을 영하 89도의 액화 상태로 운송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원유운반선은 노후선 비중이 높아 교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LNG 운반선,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50만CGT(표준선환산톤수) 가운데 한국은 82만CGT(55%)를 수주해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월에는 한국 29만CGT(14%), 중국 135만CGT(65%) 비중이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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