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증시 하락 폭 키워"
외국인 폭풍 매도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
미결제약정 잔고 최대
만기일 현물 매도 우려
국내 증시가 미국 상호 관세발 충격에 큰 폭으로 흔들린 가운데 공매도 재개와 외국인 중심의 공매도 거래 증가가 주가 하락 폭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국인들의 폭풍 매도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해 다시 지수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잇따로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공매도의 재개 시점도 좋지 않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적 혼란, 내수부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높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차 등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의 전격 재개가 국내 증시에 오히려 타격을 준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잘 8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9조6700원액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공매도금액은 7조2575억원으로 74%에 순매도 금액의 74%에 달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버린 리스크가 완화되고 수급 유입 기대가 있었으나, 공매도 재개와 외국인 중심의 공매도 거래 증가가 주가 하락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역대급 미결제약정잔고는 개별주식선물 만기일 당일 외국인 현물 매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주식선물 만기를 앞두고 개별주식선물 미결제약정 잔고는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현재 개별주식 미결제약정은 1437만 계약으로 지난 2023년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미결제약정 규모가 크면서 외국인의 숏포지션이 크고 외국인과 금융투자의 수급이 부진한 종목에 대한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며 “2020년보다 길었던 공매도 금지 영향에 시가총액 대비 미결제약정 규모와 외국인의 개별주식선물 숏포지션이 과거보다 확대됐고 해당 종목들은 개별주식선물 만기일 당일 수급 영향에 따른 주가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종목은 한미반도체, 아모레퍼시픽, 유한양행, SKC 등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