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매력 산업관광

산업현장이 관광지로…신성장동력 부상

2025-04-10 13:00:03 게재

케이-컬처부터 케이-산업까지 체험형 산업관광 시장 급성장 … 한국형 ‘신산업관광’ 추진

산업관광은 산업이 관광의 대상이 되는 관광 유형으로 특수목적관광의 대표적 분야다. 기업의 공원이나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을 포함해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견학하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해보는 활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산업관광은 기존 제조 현장 중심에서 벗어나 우주항공 같은 신산업 분야까지 확장되며 새로운 관광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형 ‘신산업관광’ 육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산업관광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2025년 전세계 산업관광 시장 규모는 33억8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또한 산업관광은 2029년까지 연평균 33.1%의 성장이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관광 상품 발굴이 새로운 관광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혁 영산대학교 관광문화예술대학 호텔관광학과 교수(총괄 대학원장)는 10일 “산업관광은 산업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관광 형태로 프랑스의 경우 와인이 발달해 와이너리가 산업관광지가 됐다”면서 “우리나라도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만큼 산업관광을 기업들이 받아들여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강화 = 산업관광은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으며 관광객에게는 기존 관광과 다른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기업은 제품과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으며 해당 기업이 위치한 지역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관광객들은 기업의 역사와 제품을 체험하는 등 다양한 관광활동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산업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2025 신산업관광 육성 포럼’에 따르면 주요 해외 산업관광지 방문객 수는 상당하다. 독일 BMW 박물관 및 공장 견학의 경우 연간 200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네덜란드 하이네켄 체험관은 연간 130만명이, 일본 도요타 공장은 연간 30만명이, 미국 콜라박물관인 ‘월드 오브 코카콜라’는 연간 120만명이 방문한다.

최근 산업관광은 보다 많은 관광객들과 호흡하며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체험 현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공장 등 산업 유산이 도시재생과 맞물려 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등 지역 원도심의 재생을 견인한다. 또 다른 특징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강조다. 제품을 친환경적 윤리적으로 생산하는 과정을 견학하는 관광상품이 나타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경우 지역관광과 연계한 산업관광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3대 사케 생산지 사이조사케 양조장을 견학하고 사케 시음 체험과 함께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어보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자동차산업과 에너지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관광상품이 개발돼 있다. 베이징 샤오미자동차 공장 견학 상품은 매진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은 케이-컬처라는 강력한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며 “이를 활용해 우리나라 산업을 산업군별로 체계화하고 체험형 관광으로 연결한다면 재방문을 유도하고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관광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소비자 충성도가 형성되면 해당 브랜드를 다시 찾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주시·코레일관광개발 모범 사례 = 국내에도 최근 산업관광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원주시는 대표적 사례다. 2015년 한국관광공사(공사)가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원주시는 공사와 협력해 산업관광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산업관광 대상지 발굴을 위해 팸투어를 진행하고 여행사 시민 등과 함께 현장을 점검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주시 관광공사 원주역 민간기업 등이 ‘원주 산업관광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같은해 첫 산업관광 상품을 출시해 관광주간에 운영했다.

2016년에는 문체부 주관 산업관광 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한국인삼공사 원주협동조합 참존 미로예술시장 등과 함께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인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코로나19로 관광 수요가 위축됐던 시기를 지나 원주시는 2023년 산업관광 활성화에 다시 힘을 실었다. 기존 협의체를 재정비하고 한국인삼공사 삼양식품 등과 협력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선보였다. 유튜브 홍보와 인플루언서 초청 행사를 병행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산업관광 활성화를 위해 유관기관과 지속 협력해 나갈 것이며 운영 중인 산업관광지 외에도 새로운 매력적인 기업의 상품을 발굴해 산업관광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코레일관광개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한 산업관광 상품 ‘우주과학열차’를 운영하며 주목받고 있다. 우주과학열차는 2023년 4월부터 기획을 시작해 같은해 8월 출시했다. 고흥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과 협업했고 고흥군 순천시를 답사하며 연계할 수 있는 관광자원을 발굴했다. 이에 출시 3일 만에 매진되는 성과를 거뒀다.

3월 기준 누적 운영은 13회, 참가 관광객은 968명에 이른다. 관광객들은 발사체모니터링실 발사대 나로우주과학관 등을 견학할 수 있다. 또한 ‘과학자와의 만남’ ‘여름 과학 바캉스’ 등 주제별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어린이 대상 수료증도 발급해준다.

참가자들은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을 방문할 수 있어 특별했다” “우주 과학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고 호응했다.

◆공사 해외지사 적극 활용 = 문체부와 공사는 산업관광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신산업관광 육성 사업’을 추진한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IT 등 제조업과 케이-푸드 케이-뷰티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산업관광을 상품화할 수 있는 관광지를 발굴 및 홍보한다. 여행사를 통해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온라인여행사(OTA)를 통해 홍보해 개별 관광객들도 산업관광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또한 공사의 해외지사를 활용해 각국에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예산 13억원을 투입한다.

김근호 문체부 관광산업정책관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케이-컬처를 즐기기 위해 방한을 하는 사례와 함께 IT 반도체 케이-푸드 등 산업에 관심을 갖는 사례가 있어 이를 함께 체험할 수 있게 지원하고자 한다”면서 “산업관광지는 지역에 많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분산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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