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주 유인해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활용 일당 검거
세탁책 2명 구속, 1명은 송치
계좌 제공자 6명 불구속 수사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계좌 제공자를 모집해 범죄수익금 세탁에 활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수익금 세탁책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다른 세탁책 B씨를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경찰은 세탁책에게 계좌를 제공한 6명을 불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2022년 5월부터 6월 말까지 “간단한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속여 계좌 제공자를 모집하고 이들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자금세탁에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온라인 상거래시 일시적으로 개설되는 가상계좌까지 이용해 자금을 세탁하는 치밀함을 보였지만,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지난 2022년 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자녀인 척 문자를 보낸 뒤, 휴대폰 수리를 위해 보험처리 명목으로 원격제어 어플 설치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일당은 쇼핑몰에 가입한 후 ‘골드바’ 등 고액의 물건을 ‘가상계좌 입금’ 방식으로 주문했다. 이후 유인책이 피해자 휴대전화를 원격조종해 쇼핑몰 가상 계좌에 계좌주 명의로 입금하면 세탁책이 쇼핑몰 주문을 즉시 취소하고 계좌주 계좌로 피해금을 환불받아 대포계좌로 재이체했다.
일당은 현재까지 확인된 70대 피해자로부터 10회에 걸쳐 1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경찰은 계좌를 제공한 6명에 대해서도 자금세탁 공모 여부를 수사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간단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며 계좌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렇게 모인 계좌가 악용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행에 가담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