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사헌 플렉스바이오 대표
깐깐한 유럽환경인증 중소기업이 받아내다
폐타이어로 연료 만드는 TPO 국내기업 첫 인증
글로벌 정유기업 필립스66과 국내 독점공급계약
2020년 설립된 친환경에너지 중소기업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환경인증을 따냈다.
플렉스바이오 김사헌 대표(사진)는 11일 “ISCC PLUS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ISCC PLUS 인증은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지침에 따라 바이오 연료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검증하는 글로벌 표준 인증이다. EU와 바이오연료 무역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인증 획득이 전제조건이다. 특히 이번에 취득한 TPO (폐타이어열분해유)항목은 국내기업 중에선 처음이다. 세계적 골칫거리인 폐타이어를 연료화 한 뒤 국내외 정유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월간 6000톤급의 납품 계약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정유기업인 필립스66과 국내 독점계약을 맺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필립스66은 13개의 정유회사를 보유한 세계적 에너지 기업이다. 친환경 연료와 정제유 시장에서도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필립스66의 까다로운 실사를 거쳐 지난 1월 3년간 물류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연간 최소 18만톤 이상의 바이오 에너지 원료에 관한 물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도 쉽지 않은 EU의 환경인증을 획득하고 글로벌정유기업과 독점계약을 체결한 배경으로 김 대표는 “열심히 뛰어다니며 한 우물만 판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플렉스바이오는 2020년 신설된 회사지만 전신인 오션FTS는 이미 국내외 플렉시탱크의 선두주자였다. 플렉시탱크는 대용량 액체류를 새지 않게 담는 탱크다. 원유 등 액체를 대형차량·선박·항공기로 옮기거나 보관할 때 사용하는 설비다. 여기에 친환경에너지 붐이 불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이 회사 사정과 맞아떨어졌다.
김 대표는 “최근 싱가폴의 경력 트레이더들을 영입해 글로벌시장을 공략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매주 일요일 출근해 회사 임원진과 글로벌시장 현황과 주요 이슈를 점검하고 있다. 그만큼 할 일이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연료 시장규모는 지난해 1453억달러(약 211조5568원)였다. GMI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10.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에 중점을 뒀지만 글로벌 관심사인 폐플라스틱 열분해 사업과 폐타이어 열분해 사업에도 역량을 다할 계획”이라며 “플렉스바이오는 작은 회사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환경을 물려줄 것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